"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 없는 하드포크 진행…새로운 루나 10억개 배분"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차병섭 기자 = 가치가 폭락한 한국산 가상화폐 테라USD(UST)·루나를 만든 테라폼 랩스의 권도형 최고경영자(CEO)가 16일(현지시간) 테라 블록체인을 부활시키기 위해 또 다른 블록체인을 만들겠다는 제안을 내놨다.
권 CEO는 이날 가상자산 관련 정보공시 플랫폼인 '쟁글'(Xangle)에 이런 내용을 담은 거버넌스 변경 제안을 올렸다.
권 CEO는 알고리즘 기반의 스테이블 코인이 없는 테라 체인을 새로운 체인으로 '하드포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하드포크(Hard Fork)는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가상화폐에서 새 화폐가 갈라져 나오는 과정을 가리킨다.
기존 체인은 '테라 클래식'과 '토큰 루나 클래식'이 되고, 새로운 체인은 '테라'와 '토큰 루나'가 된다.
새로운 루나 10억개의 분배 계획도 밝혔다.
기존 테라가 1달러 미만으로 떨어진 당시인 5월 7일 기준 기존 루나 보유자에게는 35%를, 새로운 테라 체인이 출시되는 시점 기준 기존 UST 보유자에게는 25%를, 기존 루나 보유자에게는 10%를 각각 나눠준다.
나머지는 개발자 등에게 주기로 했다.
18일부터 이 방안에 대한 투표가 진행되고, 투표가 가결되면 새로운 테라 체인은 27일에 출범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번 방안은 권 CEO가 내놓은 두 번째 테라 생태계 부활 계획이다.
그는 전에도 10억개의 신규 토큰을 테라USD와 그 자매 가상화폐인 루나 보유자에게 분배하는 방식으로 테라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소유권을 재구성해 시스템을 다시 시작하겠다며 회원들에게 동의 여부를 물은 바 있다.
테라USD의 가치 폭락으로 큰 손실을 본 투자자들은 위기에서 벗어날 해법을 기대하고 있지만, 많은 암호화폐 전문가들은 그렇게 희망적이지 않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일례로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이자 초기 테라의 투자자였던 바이낸스의 자오창펑 CEO는 테라 블록체인을 복사하자는 권 CEO의 제안인 '포크'(fork·블록체인이 여러 갈래로 나뉘며 새 버전이 생기는 것)는 아무런 가치를 창조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테라 기반 프로젝트들에 투자한 '루너틱 캐피털'의 박민 총괄파트너는 "테라 생태계는 거래의 수행이나 거래 건당 낮은 비용, 그 위에 구축된 팀의 측면에서 훌륭했다"며 "이 제안은 이런 작업이 지속되도록 하고, 현재와 미래의 프로젝트를 진전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총괄파트너는 "하지만 하나의 생태계에 의존하지 않는 게 집중도 위험을 낮추는 데 훌륭한 방안이라고 우리 팀에게 권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상화폐 정보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업체 측의 테라 생태계 부활 계획에도 불구하고 루나와 UST는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119달러까지 치솟았던 루나 가격은 7일 70달러선으로 내려왔고 11일에는 1달러선이 무너졌다. 17일 오후 3시 40분 기준 0.00018달러까지 떨어졌다.
1개당 0.99달러 수준을 유지하던 UST 가격은 매도 압박이 심해지며 급락했고, 17일 오후 3시 40분 기준 0.13달러 수준에서 거래 중이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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