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담낭에 결석이 생기는 담석 질환(gallstone disease)이 췌장암과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담석 질환은 담낭에 콜레스테롤, 담즙 색소, 칼슘염 등의 결정체와 단백질 성분이 뒤엉킨 결석이 생기는 질환이다.
미국 보스턴 메디컬센터 일반외과 전문의 마리아나 파파게오르게 박사 연구팀은 췌장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췌관 선암종(PDAC: pancreatic ductal adenocarcinoma) 진단을 받은 환자는 진단 이전 1년 사이에 담석 질환을 겪었을 가능성이 6배 높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헬스데이 뉴스(HealthDay News)가 16일 보도했다.
65세 이상 노인 공공건강보험인 메디케어(Medicare)의 SEEK(Surveillance, Epidemiology and End Results) 통계자료(2008~2015년)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팀은 PDAC 환자 1만8천700명이 PDAC 진단 전 1년 사이에 담석 질환(담석증, 담낭염)으로 병원 진료를 받은 기록을 찾아봤다.
그 결과 이 중 4.7%가 담석 질환이 있었고 1.6%는 이 때문에 담낭 절제 수술을 받았다.
이에 비해 PDAC 진단을 받지 않은 9만9천287명(연간 평균)은 같은 기간에 0.8%가 담석 질환 치료를 받았고 그중 0.3%가 담낭 절제 수술을 받았다.
이는 PDAC 진단 전 1년 사이에 담석 질환 치료를 받은 사람이 PDAC 진단을 받지 않은 사람보다 6배 많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또 PDAC 진단 전 1년 사이에 담석 질환 치료를 받은 환자는 PDAC 진단 때 암 병기가 1~2기인 경우가 47.9%로 같은 기간 담석 질환을 겪지 않은 PDAC 환자의 40.5%보다 많았다.
담석 질환과 췌장암을 모두 가지고 있는 환자는 5% 미만으로 아주 적은 만큼 담석 질환이 췌장암의 원인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담석 질환이 췌장 부위에 염증을 유발, 만성화하면서 세포가 정상이 아닌 상태로 변하는 이형성(dysplasia)이 나타나고 이것이 결국은 암으로 진행될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는 있을 것이라고 연구팀은 말했다.
다만 담석 질환 치료를 받거나 담낭 절제 수술을 받은 사람은 담당 전문의를 찾아 혹시 또 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지 살펴볼 필요는 있다고 연구팀은 권고했다.
만약 담석 질환 환자가 췌장암 가족력이 있다면 췌장암 가능성을 의심해 볼 수 있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이 연구 결과는 오는 21일부터 24일까지 샌디에이고에서 열리는 '2022 소화기 질환 주간'(Digestive Disease Week) 학술회의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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