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은행들 "대출규제·금리상승·공급확대 영향…추락 아닌 연착륙"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내년 뉴질랜드의 집값이 1970년대 이후 최대치인 20%까지 하락해 지난해 수준을 되찾을 것이라는 현지 은행들의 전망이 나왔다.
1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뉴질랜드의 부동산연구소(Real Estate Institute)는 4월 현지 주택 거래량이 전월보다 30% 감소했다고 밝혔다. ASB와 함께 현지 최대 은행인 웨스트팩은 4월 들어 집값이 1.1% 하락하는 등 지난해 11월 고점 대비 5% 내린 것으로 집계했다.
이들 두 은행은 내년 뉴질랜드 집값 하락 폭이 최대 20%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수년간 뉴질랜드는 집값 급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웰링턴과 오클랜드는 세계에서 가장 부동산 가격이 비싼 도시들 축에 드는 것으로 꼽혔으며, 주택 소유율은 1990년대 이후 모든 연령대에서 하락했다. 특히 20~30대의 주택 소유율 하락 폭이 더욱 컸다.
이런 가운데 최근 뉴질랜드의 집값 하락은 세계 금융 위기 이후 가장 큰 낙폭이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집값 하락과 인플레이션에 따른 금리 상승으로 인해 최근 목돈을 들여 첫 집을 산 구매자들이 대출 이자 상환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물가 상승 역시 이들에게 더욱 부담이 될 수 있다.
ASB는 집값 하락의 배경으로 대출 규제 강화,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 상승, 공급 확대 등 세 가지 요인을 꼽았다.
그러면서 "모기지 금리 급등에 따른 집값 영향은 아직 본격화하지 않았다"며 "전체 모기지 금리의 60%가 향후 1년 내 재조정될 예정으로, 일부는 이자율이 거의 두 배로 뛸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금리 충격이 가처분 소득을 감소시켜 소비 지출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으나, 이런 상황이 광범위한 모기지 위험이나 강제 매각 등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웨스트팩의 마이클 고든 수석 이코노미스트 역시 "20%의 낙폭이 크게 들릴 수 있지만, 2021년 초와 같은 수준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뉴질랜드 집값은 2021년 들어 7월까지 31% 올랐다.
그는 "소득과 가계 저축 증가가 경기 침체를 막을 수 있다"며 "앞으로 예상되는 둔화세는 추락보다 연착륙에 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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