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만의 국제기구 참여, '하나의 중국' 원칙 따라야"
(홍콩 베이징=연합뉴스) 윤고은 조준형 특파원 = 대만 외교부는 19일 제75회 세계보건총회(WHA) 초청을 아직 받지 못했다며 깊은 유감을 표했다.
조앤 오우 대만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는 세계보건기구(WHO)가 대만을 초대하기 위해 전문적이고 정치적으로 중립적인 입장을 유지하는 데 다시 한번 실패한 것에 깊은 유감을 느낀다"고 말했다고 대만 중앙통신사가 전했다.
그는 "WHO는 현재 진행 중인 코로나19 팬데믹을 고려할 때 필요하고 긴급한 일임에도 대만이 WHA에 옵서버로 참여하는 것에 대한 광범위한 국제적 지지를 무시했다"고 비판했다.
WHA는 WHO의 최고 의사결정 회의체로 194개 회원국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오는 22∼28일 엿새 간 진행된다.
이번 회의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열리는 WHA의 첫 대면 회의다. 코로나19 대응을 비롯해 글로벌 의료·보건 이슈가 두루 논의되며, 친중 편향 논란에 휩싸인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의 연임 여부도 올해 총회에서 결정된다.
앞서 WHO 법률 담당인 스티브 솔로몬은 지난 16일 언론 브리핑에서 13개 회원국이 WHA에 대만을 옵서버로 참여시키자는 제안을 했다고 밝혔다.
1948년 WHO 창립 멤버인 대만은 2009∼2016년 '차이니즈 타이베이'(Chinese Taipei)라는 명칭과 함께 옵서버 자격으로 WHA에 참가했다. 그러나 독립 성향의 차이잉원 총통이 집권한 후 '하나의 중국'을 주장하는 중국의 반발로 2017년 이후 5년 연속 총회에 참석하지 못했다.
오우 대변인은 "대만이 올해 WHA 회의에 초청을 받든 안 받든 상관없이 위생부 부부장(차관)과 다른 정부 관료들은 제네바를 찾아 과거에 해왔듯 WHA와 별개로 대만의 보건 경험을 공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만이 여전히 WHA 초청을 받을 가능성이 있냐는 질의에 회의 개막이 사흘밖에 남지 않아 가능성이 낮다고 본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WHO는 대만에 대한 광범위한 국제적 지지에 응답할 의사가 없는 게 분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올해 WHA를 앞두고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대만의 WHA 참여를 강하게 지지해왔고 중국은 반발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9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 정부가 대만의 WHA 참가 초청을 WHO에 촉구한 데 대한 논평을 요구받자 "결연히 반대한다"며 "세계에 중국은 하나뿐이며 대만은 중국 영토의 불가분한 일부"라고 말했다.
자오 대변인은 "WHO 관련 활동 문제를 포함, 대만 지역의 국제기구 참여는 반드시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처리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과 국제법 및 국제관계의 기본 준칙을 엄수해야 한다"며 "대만 카드를 쓰며 대만을 이용해 중국을 제압하려는 어떠한 시도이든 반드시 국제사회 대다수 구성원의 결연한 반대에 직면해 실패하게끔 돼 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우자오셰 대만 외교부장(장관)은 중국의 반대로 WHA 초청장을 받기가 매우 어려우리라 전망하면서도 총회 참석 기회를 얻고자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 2년간 방역 모범국으로 꼽혀온 대만은 지난 12일 미국·독일·인도네시아가 원격 방식으로 공동 주최한 제2회 코로나19 대응 정상회의에는 참석했다. 그러나 중국은 대만 초청을 이유로 불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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