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 유혈탄압, 반군부 '밀정 색출' 과정서 전례없는 민간인 희생"
(양곤[미얀마]=연합통신) 이정호 통신원 = 지난해 2월 쿠데타 이후 미얀마 군부의 유혈 탄압과 반군부 진영의 밀정 색출 등의 과정에서 발생한 민간인 사망자가 5천600명이 넘는다는 추산이 나왔다.
미얀마 내 독립 연구소인 'ISP 미얀마'는 지난주 보고서에서 작년 2월1일 쿠데타 이후 지난 10일까지 발생한 민간인 사망자 수를 최소 5천646명으로 집계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이 19일 보도했다.
이 수치는 미얀마군과 소수민족 무장단체 및 반군부 무장조직인 시민방위군(PDF)간 충돌 또는 군부 정보원 등에 대한 PDF의 공격 등에서 발생한 사망자를 다 포함하고 있다.
ISP 미얀마는 군부 공격에 사망한 민간인을 1천831명으로 추산했다.
태국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 정치범지원협회(AAPP)도 지난 18일 현재 군부 폭력에 의해 숨진 미얀마 국민 수가 1천848명이라고 집계했다.
ISP 미얀마는 반군부 무장조직의 저항이 심해 양측 충돌 과정에서 수 만 명의 난민이 발생한 중북부 사가잉 지역에서 가장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걸로 봤다.
반군부 진영의 '보복'에 의한 민간인 사망자는 더 많은 것으로 추산됐다.
이 단체는 군부와 연계된 통합단결발전당(USDP)이 지난 1월 발표한 성명을 토대로, 전체 사망자 중 최소 3천107명은 군부 정보원을 뜻하는 '달란'으로 지목돼 목숨을 잃었다고 집계했다.
사가잉 지역에서 활동하는 익명을 요구한 한 PDF는 방송에 군부 정보원들을 제때 제거하지 않을 경우, 무장이 현격한 열세인 PDF가 궤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단체는 또 퓨 쏘 티, 뛔이 따웃 같은 친군부 민병대가 활동을 본격화함에 따라 정반대의 '보복 살인'도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만달레이에서 친군부 민병대에 의해 희생된 18명 중 대부분은 쿠데타로 축출된 민주주의 민족동맹(NLD) 당원 및 그 친척들이라고 단체는 전했다.
ISP 미얀마의 쪼 텟 아웅 선임연구원은 쿠데타 이후 발생한 민간인 사망자 수는 1948년 독립 이후 미얀마 역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반군부 진영은 군정 지배가 용납될 수 없다고 믿고, 군정은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미얀마를 지배하려 하기 때문에 이 두 생각이 충돌하면서 민간인 희생자가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군부는 민주진영 압승으로 끝난 2020년 11월 총선을 부정선거라고 주장하며 2021년 2월 쿠데타를 일으켜 권력을 잡았다.
이후 군부는 시민들을 유혈 탄압하고 있고, 반군부 진영도 무장 투쟁으로 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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