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사정 칼날 랴오닝 정조준…전 선양·다롄 공안국장도 낙마

입력 2022-05-20 10:59   수정 2022-05-20 22:14

中 사정 칼날 랴오닝 정조준…전 선양·다롄 공안국장도 낙마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시진핑 국가주석의 3연임을 결정지을 중국의 20차 당 대회를 앞두고 사정의 칼날이 랴오닝성을 정조준하는 양상이다.



중국 공산당 중앙기율위원회·국가감찰위원회(기율·감찰위)는 19일 홈페이지를 통해 양젠쥔 전 선양시 공안국장을 엄중한 기율 위반 및 위법 혐의로 규율 심사와 감찰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젠쥔은 공산당 당적과 공직을 모두 박탈당하는 '솽카이'(雙開·쌍개) 처분도 받았다.
2018년 8월 퇴직한 그는 수뢰, 폭력 조직 보호, 직권 남용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하루 전인 18일에는 류러궈 전 다롄시 공안국장이 규율 심사와 감찰 조사 대상에 올랐다.
2018년 9월 퇴직한 그에게는 전임 다롄 공안국장이었던 '부패경찰' 왕리커에게 뇌물을 제공하는 등 결탁한 혐의가 적용됐다.
왕리커는 다롄의 말단 경찰관으로 시작해 다롄시 공안국장, 랴오닝성 공안청 부청장을 거쳐 장쑤성 정법위 서기에 오른 인물이다.
쑨리쥔 전 공안부부장에게 9천만위안(약 169억원)을 상납한 것으로 드러나 작년 12월 기소되며 몰락했다.
중국 공안 2인자였던 쑨리쥔은 장쩌민 전 국가주석의 최측근이었던 멍젠주 전 중앙정법위원회 서기의 직속 부하였다.
랴오닝성은 작년부터 전·현직 공안청장 출신 5명을 포함해 7명의 고위 관료가 줄줄이 조사 대상에 오르며 어느 지역보다 사정 한파가 매섭게 불고 있다.
2002년 이후 20년 동안 랴오닝성 공안청장을 역임한 4명이 모두 부패에 연루돼 불명예 퇴진했다.
이들 휘하에 있던 전·현직 공안 간부 15명이 처벌받는 등 사정 당국은 유독 랴오닝성 공안 라인을 겨냥했다.
기율감찰위는 퇴직 간부들이 뒤늦게 솽카이 처분되는 것과 관련 "재직 중 비위가 뒤늦게 드러나거나 퇴직 이후에도 인맥과 영향력을 이용, 사리사욕을 채웠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랴오닝성에 대한 대대적인 사정이 시 주석 3 연임을 공고화하기 위한 정지 작업의 일환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랴오닝에서 잔뼈가 굵은 장쩌민 전 주석 계열 왕리커의 인맥을 제거함으로써 안정적인 기반을 마련하려는 의도 아니겠느냐는 것이다.
랴오닝성은 보시라이 전 충칭시 서기, 리커창 총리의 정치적 기반이기도 하다.
2013년 부패 등의 죄목으로 무기징역형을 선고받기 전까지 시 주석과 정치적 라이벌 관계였던 보시라이는 다롄시장, 랴오닝성장 등을 거쳤다.
리커창 총리도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에 오르기 직전인 2004년부터 3년간 랴오닝성 서기를 지낸 바 있다.
이래저래 랴오닝성은 시 주석의 장기 집권을 위해 확실하게 다져놔야 할 지역인 셈이다.
올들어 랴오닝에 사정의 바람이 한층 거세게 불었고, 당분간 계속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pj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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