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개 품목 수입 제한…"내핍 실천해야…60억달러 절약 가능"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물가 폭등, 외환보유고 감소, 환율 불안 등 경제 위기에 직면한 파키스탄이 국내 경제 안정을 위해 자동차 등 비필수 사치품에 대해 수입 금지령을 내렸다.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19일 오후(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필수품 수입을 금지한 내 결정으로 국가의 소중한 외환을 절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샤리프 총리는 "우리는 내핍 생활을 실천해야 하며 재정이 더 튼튼한 이들이 이런 노력을 이끌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샤리프 총리가 트위터 메시지를 발표한 후 마리윰 아우랑제브 정보방송부 장관은 기자회견을 열고 38개의 세부 금지 품목을 공개했다고 익스프레스트리뷴 등 파키스탄 매체는 보도했다.
금지 품목에는 자동차, 휴대전화, 가전제품, 잼, 생선, 주스, 가구 등이 포함됐다.
아우랑제브 장관은 "사치품 수입 금지를 통해 연간 60억달러(약 7조6천억원)를 절약할 수 있다"며 "이 결정은 지역 경제와 산업을 부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키스탄 경제는 대규모 인프라 투자 등으로 인해 대외 부채가 많은 상황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이 겹치면서 수렁에 빠졌다.
경제 전문 사이트 트레이딩이코노믹스가 파키스탄 중앙은행을 인용한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대외 채무는 1천300억달러(약 165조원)에 달한다.
반면 중앙은행의 외화 보유고는 최근 한 달 반 동안 162억달러(약 21조원)에서 103억달러(약 13조원)로 급감했다.
4월 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13.4% 오르는 등 인플레이션도 심각한 상황이다. 연간 무역적자 규모는 392억달러(약 50조원)에 달한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이처럼 경제가 어려움에 부닥치면서 환율도 급등했다. 파키스탄루피/달러 환율은 전날 역대 최고치인 200.10까지 치솟기도 했다.
당국은 경제난 타개를 위해 지난 18일부터 국제통화기금(IMF)과 실무 협상도 재개했다.
파키스탄은 2019년 7월 IMF로부터 3년간 60억달러 규모의 구제금융 지원을 받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세수 확대 등 통화 정책 관련 이견으로 인해 구제금융 지원은 지금까지 30억달러(약 3조8천억원)만 이뤄진 상태다.
파키스탄은 최근 IMF로부터 20억달러(약 2조5천억원) 추가 지원에 대한 동의를 얻어냈으며 이와 관련한 세부 협상도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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