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집단간 다툼이 총기난사로 이어져…용의자 검거·총기도 압수
(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 미국 시카고 도심 번화가에서 총기난사사건이 발생해 최소 2명이 숨지고 7명이 부상했다.
20일(현지시간) 시카고 경찰 발표에 따르면 전날 밤 10시40분께 시카고 도심 최대 번화가 미시간애비뉴 인근의 맥도날드 매장 앞에서 두 집단간 다툼이 총격으로 이어져 다수의 사상자를 냈다.
경찰은 목격자 증언을 인용해 "두 집단간 몸싸움이 점점 격해지다가 연이은 총성이 울렸다"며 패싸움 당사자 가운데 한 명이 총을 난사했다고 전했다.
총에 맞은 9명 가운데 31세 남성과 또 다른 남성은 인근 병원으로 이송된 후 곧 사망 판정을 받았다.
나머지 부상자는 남성 6명(17~31세)과 여성 1명(36세)이며 이 가운데 19세 남성은 상태가 위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격 용의자는 일행과 함께 길 건너편 전철역으로 도주했으나 결국 경찰에 붙잡혔고 총기도 압수됐다.
경찰은 "사건 현장 인근에 있는 감시카메라에 총격 장면이 포착됐다"며 용의자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이어 "총격에 앞서 용의자에게 총을 건넨 인물도 확인 중"이라고 부연했다.
상가 밀집 지역에서 갑자기 연이은 총성이 울리며 매장 내 고객들과 보행자들이 혼비백산해 대피하는 소동도 빚어졌다고 시카고 ABC방송은 전했다.
맥도날드 매장 유리문과 창문도 크게 훼손됐다.
전철역에 용의자 일행이 몰아닥치고 경찰이 뒤쫓는 극심한 혼란 와중에 전철 역사에 있던 여성 1명이 철로 위로 떨어져 상처를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으로 전날 밤 시카고에선 도심 교통이 통제되고 전철 운행도 한동안 차질이 빚어졌다.
시카고는 도시 남부와 서부 빈민가에 만연한 총기폭력으로 몸살을 앓고 있지만 도심은 안전지대로 간주돼왔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도심 명품 매장에 떼도둑이 기승을 부리고, 차량 절도 사건이 폭증했다.
지난 14일에는 관광명소 밀레니엄파크에서 청소년 집단간 말다툼이 총격으로 번져 16세 소년 1명이 숨지고 2명이 부상하는 등 치안이 악화일로다.
시카고 선타임스는 "올해 들어 특히 시카고 도심에서 총기사고가 크게 늘었다"며 19일 총기 난사 장소를 포함하는 18지구의 경우 총기 사고율이 225%나 급증했다고 전했다.
한편 CBS방송은 총기폭력기록보관서(GVA) 자료를 인용, 올해 들어 지금까지 미국 전역에서 206건의 총기 난사사고가 발생했으며 이 가운데 10건이 시카고에 몰려있다고 보도했다.
chicagor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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