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군 "마지막 남은 531명 투항…투항한 '나치' 총 2천439명"
젤렌스키 "투항 허용했다"…현장 지휘관 "투항 지시받아"
(파리·서울=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 전명훈 기자 = 우크라이나 남부 도시 마리우폴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서 '최후의 최후'까지 항전하던 우크라이나군 잔류 병력이 모두 투항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군은 마리우폴 '해방'이 완료됐다고 선포했다.
이고리 코나셴코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은 20일(현지시간) "마지막 531명이 투항함으로써 지난 16일 이후 (아조우스탈) 공장에 봉쇄돼 있다 항복한 아조프(아조우)와 우크라이나군 소속 나치는 모두 2천439명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러시아군은 아조우스탈 저항군 장병들을 '나치 세력'으로 지칭하고 있다.
코나셴코 대변인은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부 장관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작전 종료 및 (아조우스탈) 산업단지와 마리우폴시의 완전한 해방"을 보고했다면서 "저항 무장세력이 숨어 있던 공장 지하 시설은 완전히 러시아군의 통제하에 들어왔다"고 선언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비무장한 아조우스탈 군 장병이 지하터널 밖으로 나와 러시아군에게 신원을 밝히고 몸수색을 받는 모습의 동영상도 공개했다. BBC 방송은 이런 내용을 전하면서 동영상의 진위는 확인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터널을 나온 아조우스탈 부상 장병들은 러시아군 버스와 앰뷸런스를 타고 의료시설로 이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조우연대 지휘관은 '특별 장갑차'로 호송했다고 러시아군은 덧붙였다. 코나셴코 대변인은 "분노한 마리우폴 주민에게서 그를 보호하기 위해서"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날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현지 방송과 인터뷰에서 "군 지휘부는 장병들에게 아조우스탈에서 나와 목숨을 사수하라고 분명히 명령했다"면서 아조우스탈 장병의 투항을 허용했다고 밝혔다.
아조우스탈 지하터널에서 잔류 병력을 이끄는 데이스 프로코펜코 아조우연대 사령관도 텔레그램에 올린 영상 메시지에서 "도시 방어를 중단하고 병사들의 목숨을 보전하라는 상급 사령부의 명령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들의 투항으로 이번 전쟁에서 가장 참혹했던 포위작전이 완전히 마무리됐다.
'아조우연대'를 포함한 국가수비대, 해병대, 경찰 등으로 구성된 최후의 방어군은 유럽 최대 규모 제철소인 아조우스탈을 거점 삼아 식량·식수 보급도 끊긴 상황에서도 처절하게 저항했다.
항전은 80여일 간 지속됐으나 보급이 끊긴 상황에서 인명 피해만 확대될 것을 우려해 우크라이나군은 사흘 전인 17일 아조우스탈의 임무 종료를 선언했다.
중상자를 시작으로 하루 수백 명 규모의 투항이 시작됐고, 이날 마지막 531명이 투항하면서 투항자 수는 2천439명에 이르렀다.
아조우스탈뿐 아니라 마리우폴은 이미 완전히 폐허가 된 상태이다.
러시아군은 아조우스탈을 끝내 장악함에 따라 오랜 기간 욕심내온 마리우폴을 완전히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마리우폴은 러시아가 강제 합병한 크림반도와 친러 반군 통제지역인 동부 돈바스 지역을 잇는 전략적 요충지로 러시아군이 전쟁 초기부터 집요한 공세를 벌여 왔다.
cwhy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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