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만 "K팝, 메타버스와 만나 새 창작자 생태계 형성할 것"

입력 2022-05-21 07:59  

이수만 "K팝, 메타버스와 만나 새 창작자 생태계 형성할 것"
"프로슈머들, 즐겁게 콘텐츠 만들며 돈버는 '창작자 경제' 시대 온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K-팝이 앞으로 메타버스·블록체인 같은 첨단 신기술과 만나 생태계를 더 확장할 것이라고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가 20일(현지시간) 말했다.
이 프로듀서는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 스탠퍼드대학 벡텔 콘퍼런스센터에서 열린 '한국학 콘퍼런스' 행사의 'K-팝의 미래 비전' 세션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이 같은 사업 구상을 밝혔다.
그는 "우리는 새로운 문화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며 "모든 SM 아티스트의 세계관이 융합되는 SM의 메타버스, 즉 'SM 컬처 유니버스'는 K-팝과 한류가 한 세대의 열풍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영원히 사랑받는 콘텐츠가 되기를 바라는 염원으로 오랫동안 준비해온 세계관이자, 비전, 설계도"라고 말했다.
이 SM 컬처 유니버스는 SM이 생산한 오리지널 콘텐츠뿐 아니라 프로슈머(제품의 소비에 그치지 않고 생산·제작에도 참여하는 소비자)들이 자발적으로 콘텐츠를 재창조하고 이를 다시 확산시키는 세상이라고 이 프로듀서는 설명했다.
일례로 유튜브나 틱톡 등을 보면 이미 한류 스타들의 공연 장면이나 뮤직비디오 등을 재연하거나 재창조한 동영상이 많이 생산·소비되고 있는데 SM 컬처 유니버스가 좀 더 본격적으로 이런 재창작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되겠다는 것이다.
이 프로듀서는 "오래전부터 (소속) 아티스트들의 오리진 스토리와 세계관을 축적해왔다"면서 그룹 엑소의 수호는 물을 통제하는 능력을 갖춘 것으로 돼 있다고 예를 들었다.
그는 "모든 SM 아티스트의 세계관이 초거대 버추얼 세계관인 '메타버스 오리진 스토리'로 융합될 것이고, 블록체인과 메타버스 기술을 결합해 SM의 모든 콘텐츠가 모두의 콘텐츠로 무한확장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인간의 최상위 본성은 바로 창조성이라고 생각한다"며 "그걸 일깨우고 창작을 통한 경제활동이 가능한 새로운 문화 생태계, 창조를 할 수 있는 '플레이 투 크리에이트'(P2C)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프로듀서의 구상은 콘텐츠 창작에 관심 있는 일반인들이 누구나 자신의 창작열을 불태우면서 이를 통해 돈벌이에 나설 수 있는 생태계를 메타버스를 통해 만들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미 일부 게임에도 '게임을 하면서 돈을 번다'는 '플레이 투 언(earn)'의 개념이 도입되고 있다. 이 프로듀서는 "플레이 투 언은 인터넷과 메타버스의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프로듀서는 이런 생태계가 매끄럽게 가동되도록 SM이 보유한 오리지널 콘텐츠의 저작권을 공유하고, 스마트계약을 통해 누구나 자유롭게 이 IP(지식재산권)을 이용해 제2의 창작 활동을 하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그는 "누구나 IP를 막 써도 블록체인에 모든 게 기록되고 저장되기 때문에 이상하게 쓰거나 악용하면 다 알 수 있다"며 "스마트계약을 통해 그렇게만 못하게 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프로슈머들이, (K-팝) 팬덤의 팬들이 재창조가 가능하도록 만들어진 콘텐츠를 받아 새로운 것을 창조하면서 즐기고 수익도 창출하는, 창작 활동이 곧 경제 활동이 되는 창작자 경제(creator economy)가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프로듀서는 "P2C 문화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서 SM은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와 같이 일하고 같이 대체불가토큰(NFT)이나 공동펀드도 만들고 기술 컨설팅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 메타버스 플랫폼인 샌드박스에 SM의 전용 테마공간인 'SM타운랜드'를 만들고, SM의 독자적인 메타버스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이 프로듀서는 "우리의 킬러 콘텐츠가 수많은 미래의 아티스트, 창작자, 프로슈머를 위한 초석이 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미래의 크리에이터가 되도록 훈련하고, 나중에는 독자적인 창작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만들려 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는 스탠퍼드대 월터 쇼렌스틴 아시아태평양연구소가 한국학 과정인 '코리아 프로그램'을 개설한 지 20주년을 기념해 마련한 것으로, 한류와 북한 문제를 양대 주제로 잡아 열렸다.
sisyph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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