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협력, 한반도 위기 높일 것…대만 문제, 중국에 도발적"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한미 정상이 군사는 물론 경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하자 중국 관영매체가 '한반도의 위기를 높일 것'이라거나 '중국에 도발적'이라며 고강도 견제를 쏟아냈다.
특히 대만 문제에 대해서는 '중국의 내정'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며 레드라인을 넘지 말라는 경고성 메시지도 보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발행하는 환구시보의 영문판 글로벌타임스는 23일 한미연합연습 및 훈련 확대를 위한 협의 개시, 한미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재가동, 미군 전략자산 전개 재확인 등 한미의 군사안보 협력에 대해 "한국은 미국의 반중(反中) 인도·태평양 전략의 노리개가 되거나 최대 무역 상대국의 감정을 상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미 군사협력 확대는 북한을 자극하고 지역의 균형을 깨뜨려 한반도 위기를 심화시킬 것이라고도 했다.
뤼차오 랴오닝성 사회과학원 연구원은 "북한은 한미 군사훈련을 한반도 정세와 한국의 태도를 가늠하는 바로미터로 보고 있다"며 "북한은 한미의 움직임을 새로운 도발로 볼 것"이라고 말했다.
정지용 푸단대 한국학연구소장은 미군 전략자산에 대해 "방어용 미사일 뿐만 아니라 공격용 미사일과 핵잠수함 등이 포함될 것이고, 새로운 형태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가 포함될 수 있다"며 "한국에 이러한 무기가 배치되면 한반도 힘의 균형이 깨져 치열한 군비경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글로벌타임스는 또 다른 기사에서 한미 정상이 대만 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 유지, 남중국해 및 여타 바다에서 평화와 안정을 언급한 사실을 전하며 다소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특히 지난해 5월 한미정상회담에 이어 이번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대만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이라는 표현이 담긴 것에 주목하며 "한국이 대만 문제에 개입하기 위해 미국과 협력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주장했다.
신창 푸단대 미국연구센터 부소장은 "한국이 대만 문제 관련해 미국에 더 강한 지원을 할 수 있다는 신호를 전한 것으로, 이는 중국에 도발적"이라며 "만약 한국이 대만과 관련해 문제를 일으킨다면 그 대가를 치를 것은 분명 한국 자신일 것"이라고 강경한 모습을 보였다.
신 부소장은 또 한국은 대만 해협의 평화나 중국 부상 억제가 아니라 한반도 문제에 관심을 둬야 하고, 한반도의 안보와 안정은 중국의 지원이 없으면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글로벌타임스는 "미국은 우크라이나 사태를 이용해 가능한 많은 동맹국을 유인하려고 하지만, 대만 문제는 완전히 다른 중국의 내정"이라며 "미국이 대만 문제를 우크라이나 사태와 비교해 국제화하려는 시도는 착각이고,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관영 환구시보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입국 직후 윤 대통령과 함께 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시설인 삼성 평택캠퍼스를 시찰한 사실에 초점을 맞췄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의 방문 목적은 삼성전자 등을 통해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견제하고 생산력을 억제하려는 것이지만, 성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뤼차오 연구원은 "중한은 반도체 산업망에서 긴밀히 협력하고 있고, 미국의 포섭 노력에도 디커플링은 어려울 것"이라며 "바이든이 삼성을 방문했다고 해서 중한의 첨단기술 협력 압박이라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기술경제 전문가 순위도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반도체 시장"이라며 "누구도 중국이라는 중요한 판매 시장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j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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