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적 백만장자들' "물가급등·빈부격차 해결 위해 세금 늘려야"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세계 지도자들이 글로벌 현안을 논의하는 '다보스 포럼'에 반대하는 시위에 각국 백만장자들이 합류, 부유층에 대한 과세 강화를 주장해 눈길을 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다보스 포럼은 전 세계 정·재계 주요 인사가 스위스 휴양지 다보스에 모여 주요 글로벌 현안을 논의하는 세계경제포럼(WEF)의 연차 총회로, 올해는 '협력과 신뢰 회복'을 주제로 2년여 만에 첫 대면 행사로 22일 개막했다.
보도에 따르면 스스로 '애국적 백만장자들'로 부르는 이들은 물가 급등과 빈부 격차 확대를 해결하기 위해 각국 정부가 자신을 비롯한 부유층에 대해 새로운 세금을 도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 단체 회원인 전직 경영 컨설턴트 필 화이트는 "억만장자와 세계 지도자들이 역사적 전환점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다보스 사유지에 모여있을 때 나머지 전 세계는 경제 위기에 짓눌려 무너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치 지도자들이 경제 위기에 대해 가장 조금 알고, 가장 많이 소유하면서도 세금은 극히 적게 내는 이들에게 귀를 기울인다는 것은 터무니없는 일"이라면서 "다보스 포럼 참석자들에게서 세금을 거둬야 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화학기업 바스프(BASF) 창업자 그룹의 상속인인 마를렌 엥겔혼도 "정부는 심각한 불평등을 해결할 어떤 일도 하지 않은 채 비공개 호화 행사장 문 너머에서 어울리고 있다. 이제는 세계의 균형을 재조정하고 부자들에게 과세할 때"라고 말했다.
덴마크의 억만장자 기술자이자 부동산 개발업자인 자파르 샬치는 "세계의 부자와 권력자들이 겹겹의 보안 속에서 만나는 다보스 포럼과 같은 행사로는 대중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앞서, 국제구호개발기구 옥스팜(Oxfam)은 불평등 심화로 올해 많게는 2억6천300만여명에 이르는 세계인이 추가로 극빈층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가디언은 영국의 억만장자가 역대 최다인 177명으로 이들의 알려진 재산만 합쳐도 6천530억 파운드(약 1천37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지만, 일반 서민은 식품·에너지가격 상승 때문에 내년 25만 가구가 빈곤층으로 전락할 처지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영국의 싱크탱크 국립경제사회연구소(NIESR)는 정부가 빈곤층 지원에 나서지 않을 경우 내년 극빈층 인구가 총 120만명에 달할 것으로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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