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멀쩡하지…통가 해저화산, 대분화에도 형태 그대로

입력 2022-05-23 16:31   수정 2022-05-23 16:36

왜 멀쩡하지…통가 해저화산, 대분화에도 형태 그대로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올해 초 태평양 연안 일대에 광범위한 쓰나미를 초래한 남태평양 섬나라 통가의 해저화산이 대규모 분화에도 원래 형태를 거의 그대로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영국 BBC 방송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뉴질랜드 국립수자원대기연구소(NIWA)는 통가의 해저 화산 '훙가 통가-훙가 하파이'에 대한 3차원 지도 작업을 한 달여 만에 끝낸 뒤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훙가 통가-훙가 하파이'가 구조적 측면에서 분화 이전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었던 것이다.
올해 1월 15일 이 화산은 대폭발을 일으켰다.
폭발 후 충격파는 통가에서 약 1만6천500㎞ 떨어진 영국 상공의 구름을 위로 움직일 정도로 강력했고, 이어진 쓰나미는 태평양을 넘어 다른 대양분지까지 영향을 미쳤다.
다행히 큰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거대한 쓰나미와 엄청난 화산재로 통가의 아름답던 해변은 쑥대밭으로 변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분화를 100년에 1번꼴로 일어나는 수준의 엄청난 폭발이라고 평가했다.
BBC는 "이 정도 수준의 분화라면 해저 화산이 형태도 없이 사라졌을 것이라고 많은 사람이 생각하겠지만 확인 결과 해저 화산은 여전히 우뚝 서 있었다"고 전했다.



탐험대를 이끈 NIWA의 해양 지질학자 케빈 매카이는 탐사선의 수중 음파 탐지 데이터를 보고 당황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1월 15일 발생한 분화의 맹렬함을 고려할 때 해저 화산이 무너지거나 폭발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그렇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화산은 온전한 모습이었지만 해저에서는 분화의 극적인 효과가 드러났다"며 "가는 모래 진흙, 깊게 파인 해구가 협곡·퇴적물 더미와 함께 화산에서 최대 50㎞ 떨어진 곳에서도 발견됐다"고 덧붙였다.
NIWA는 해저 화산을 중심으로 2만2천 ㎢를 광범위하게 조사한 결과 약 6∼7 ㎦의 물질이 해저에 추가됐다고 계산했다.
화산 분화로 처음에는 공기 중으로 분출됐다가 물속으로 다시 떨어진 화산재와 암석이 해저 화산의 측면을 타고 내려와 해저에 쌓인 양이 그 정도 된다는 뜻이다.
태평양 지역 섬들을 강타한 쓰나미는 이처럼 해저 화산 측면을 타고 흘러내린 쇄설류가 주요 요인이라고 매카이는 설명했다.
NIWA는 이번 분출이 주변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도 조사했다.
당연히 해저 화산 주변에선 생명체가 발견되지 않았지만 해저 화산에서 15㎞ 정도만 나가도 물고기와 홍합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한다.
NIWA의 어업 전문가인 맬컴 클라크 박사는 "이는 이 지역 동물 개체 수가 회복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changy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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