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부터 다자협정까지 구체적 내용 담아…유엔·EU·G7 등에도 전달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이탈리아 정부가 '우크라이나 평화 로드맵'을 수립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등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23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안사(ANSA) 통신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 외교부는 지난주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및 평화 정착을 위한 4단계 로드맵을 만들어 제시했다.
여기에는 휴전에 이어 국제사회가 참여하는 우크라이나 중립국화 지위 협상, 돈바스·크림반도 등 영토 문제에 대한 양자 협상, 유럽 평화·안보에 대한 다자간 협정 등의 단계별 프로세스가 구체적으로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탈리아 외교부는 이를 전쟁 당사국인 러시아·우크라이나 정부는 물론 유엔, 유럽연합(EU), 주요 7개국(G7) 등에도 전달했다고 한다.
지난 2월 24일 개전 이후 서방권 국가 가운데 구체적인 평화협상안 문서를 제시한 것은 이탈리아가 처음인 것으로 전해졌다.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는 전쟁 발발 후 우크라이나를 무력으로 침공한 러시아를 강하게 규탄하면서도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중재 역할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공식·비공식적으로 밝혀왔다.
러시아 정부도 이탈리아 당국으로부터 평화 로드맵을 전달받았다는 사실을 시인했다.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에 따르면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무부 차관은 이날 "최근 관련 제안을 받았으며 이를 살펴보고 있다"면서 검토를 완료한 뒤 이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전했다.
이탈리아 정부의 로드맵에 대한 우크라이나 당국의 의견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으나 우크라이나 측은 그동안 어떠한 평화협상이든 영토 보전이 전제돼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해왔다.
한편,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정책 고위 대표는 이탈리아의 종전 중재 노력을 지지한다면서도 "이는 러시아군의 즉각적인 무력 사용 중단과 조건 없는 철수에서 시작돼야 하며 우크라이나가 휴전 조건을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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