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계환 기자 = 부동산·증권시장의 침체 속에 투자처를 찾지 못한 중국 가계의 자금이 수익률은 낮지만 안정적인 예금으로 몰리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4일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중국은행의 저축성 예금 잔고는 109조2천억위안(약 2천628조원)에 달했다.
지난 1∼4월 예금 증가율은 지난해 동기의 5.5%에서 7%로 상승,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저축률을 기록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중국인들은 주요한 재산증식 수단으로 부동산을 사들여왔다. 현재도 전체 부의 70%가 부동산에 묶여 있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지난해 과도한 대출과 주택시장 투기를 막기 위한 조치를 내놓은 데다 중국 2위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恒大·에버그란데) 등의 부실까지 겹치면서 지난해 9월 이후 부동산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월 부동산 대출 증가율은 역대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자본시장을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중국 정부는 부동산 투기 억제가 장기적으로 증권시장 자본 유입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 들어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증시 상황과 맞물려 단기적으로는 이런 기대감이 현실화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중국 증시가 약세장에 진입한 가운데 대형주 지수인 CSI300지수는 올해 18% 하락했다.
중국 정부의 강력한 '제로 코로나' 정책과 빅테크(거대 정보기술기업) 규제가 투자자들의 신뢰를 앗아가고 있다.
분배를 강조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공동부유' 정책도 증시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진단했다.
강력한 자본통제로 해외 증시 등에 대한 투자도 쉽지 않은 상황이며, 가상화폐 거래는 불법으로 규정됐다.
경제 전망도 밝은 편이 아니다.
중국 정부는 올해 성장률 목표를 5.5%로 제시하고 있으나, 시장의 전망치는 이에 훨씬 못 미치고 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4%대 이상 성장을 예상하지만, 블룸버그 이코노미스트들은 성장률이 2%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상하이에 거주하는 한 금융권 간부는 지난해 주식투자로 얻은 수익이 모두 사라진 상태라면서 지금은 금리는 낮아도 안전한 은행 예금에 자금을 넣어놓았다고 말했다.
베이징 소재 가베칼 리서치의 이코노미스트인 허웨이도 돈을 어딘가 넣어두기만 하면 재산이 증식하던 시대는 끝났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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