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말레이시아 정부는 다음달 1일부터 적용되는 닭고기 수출금지 조치가 팜유 등 다른 품목으로 확대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25일 베르나마통신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로널드 키안디 말레이시아 농업·식품산업부 장관은 전날 "우리는 당분간 닭고기 이외 다른 어떤 상품도 수출을 규제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팜유는 재고가 충분해 수출 물량을 더 늘릴 것이라고 했다.
말레이시아는 세계 2위의 팜유 생산국이다.
주라이다 카마루딘 플랜테이션산업상품부 장관도 "팜유는 전혀 부족하지 않다"며 "전체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수출하고 있고, 더 많이 수출할 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주라이다 장관은 말레이시아의 팜유 생산량이 지난해 1천810만t에 그쳤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상황 완화로 외국인 노동력 공급이 늘고 있어 생산량도 2천300만∼2천500만t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팜유 수출세를 현행 8%에서 4∼6%로 한시적 인하하는 방안도 재무부에 제안해 계속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말레이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곡물·비료·사료 가격이 오르자 밀가루 등 주요 식료품 가격이 상승했으며, 특히 닭고깃값이 크게 치솟았다.
이에 현지 정부는 3월부터 양계업자들에게 보조금을 지급하고, 닭고기 1㎏당 8.9 링깃(2천564원)의 가격 상한을 뒀음에도 '닭고기 파동'이 이어졌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다음 달부터 닭고기 가격과 공급이 안정될 때까지 월 360만 마리의 닭고기 수출 중단을 선언, 주요 수입처인 싱가포르와 브루나이, 일본, 홍콩에 타격이 예상된다.
로널드 농업·식품산업부 장관은 "닭고기 수출 금지는 공급과 가격이 안정되면 재검토될 것이라며 최근 다른 국가들도 자국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유사한 조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 1위 팜유 생산국 인도네시아는 자국 식용윳값을 잡겠다고 25일 동안 팜유 수출을 중단한 바 있고, 인도와 아프가니스탄은 밀 수출을 금지했다.
세르비아와 카자흐스탄 등도 곡물 수출을 제한하는 등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식량 보호주의'가 확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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