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기 질환·수업결손·교통수단 마비·물류차질
피해기간 계속 증가…"기후변화 탓 더 자주 세게 발생"
(서울=연합뉴스) 강진욱 기자 = 중동이 모래폭풍 때문에 매년 10조원이 넘는 손실을 본다고 CNN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동에서는 매년 이맘때 모래폭풍이 밀려오곤 했지만, 올해는 그 빈도와 강도가 훨씬 심해졌다.
이로 인해 각국 병원마다 호흡기 질환자들이 넘쳐나고 병원들은 호흡 곤란을 호소하는 이들을 위해 산소통을 비축하고 있다.
오렌지색 모래폭풍의 피해가 가장 심한 이라크의 수도 바그다드에서는 회사와 학교가 문을 닫았다.
이란과 쿠웨이트는 각각 항공기와 선박 운항을 중지했다.
세계은행(WB)은 이 같은 재난 때문에 중동 지역이 겪는 경제적 피해가 연간 130억 달러(약 16조4천억원)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손실 규모가 앞으로 더 커질 가능성을 우려한다.
바그다드의 무스탄시리야대학의 알리 아티야 기상학과 교수는 예년에는 월 1∼3차례 불어오던 모래폭풍이 4월 이후 거의 매주 한 차례씩 최소 9차례나 불어왔고 앞으로도 더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라크 정부는 앞으로 1년 365일 가운데 '먼지 끼는 날'이 272일에 이를 수 있고 2050년께에는 300일 정도에 이를 것으로 경고했다.
중동은 주요 수로 3개가 있고 세계 석유 비축량의 거의 절반이 묻혀 있는 곳이다.
그 때문에 모래폭풍이 심해지면 미국 휘발유 가격이 오르고 중국산 물품의 배송이 지연될 수 있다는 분석도 뒤따른다.
전문가들은 중동의 모래폭풍이 예전보다 자주 강하게 발생하는 이유로 기후변화로 인해 이 지역 날씨가 더 덥고 건조해졌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모래폭풍의 파괴력을 처음 실감한 때는 지난해 3월 수에즈운하를 통과하던 화물선 에버기븐호가 모래바람에 떠밀려 좌초했을 때다.
이 사고로 엿새 동안 운하의 통행이 막혀 600억 달러(약 75조9천억 원)어치의 물동량이 엿새 동안 오도 가도 못했다.
kj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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