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기자 = 서학개미들이 올해 두 번째로 많이 사들인 미국 반도체기업 엔비디아 주가가 당분간 부진을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국내 증권사들이 전망했다.
엔비디아는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른 성장주 투자심리 악화로 연초 이후 43% 하락했다.
서학개미들은 올해 엔비디아를 1조원 넘게 순매수했다. 순매수 규모로는 테슬라 다음으로 크고, 보유량은 테슬라, 애플에 이어 세 번째로 많다.
임지용 NH투자증권[005940] 연구원은 "엔비디아 주가는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28배로 지난 3년 평균 49배와 비교해 합리적인 수준으로 돌아왔다"며 "경쟁사 대비 높은 성장성과 수익성을 갖췄으나 단기에 당장 반등할 실적 모멘텀이 없는 데다 절대적 저평가 상태라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적극적인 매수는 시기상조"라고 분석했다.
그는 "1분기 실적은 시장 전망치에 부합했으나 회사가 자체적으로 부진한 2분기 실적 전망치를 내놓으면서 투자심리가 나빠졌다"고 지적했다.
1분기 매출액은 82억9천만 달러, 순이익은 34억4천만달러로 모두 시장 기대치를 웃돌았다.
엔비디아는 그러나 올해 2분기 매출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국 상하이 봉쇄 등으로 월가 기대치인 84억4천만 달러에 못 미치는 81억 달러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모계방 대신증권[003540] 연구원 "2분기 매출은 대외변수에 5억 달러가량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중국 봉쇄로 인한 공급 차질과 러시아 전쟁으로 게이밍 매출이 4억 달러, 러시아 데이터 센터 매출이 1억 달러 각각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임 연구원은 다만 "엔비디아는 장기적으로 볼 때 미래 기술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며 "이 회사는 데이터센터가 매출 비중이 45%까지 확대돼 최대 사업부로 부상한 만큼 더는 게임 관련 그래픽처리장치(GPU) 수혜주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모 연구원은 "가상화폐 가격 하락으로 채굴을 위한 GPU 수요는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며 "데이터 센터용 CPU는 내년 상반기에 출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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