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장, 합의이행 지연 공개…"스스로 도와야 남 도움도 받을수있어"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대만이 미국과 3년 전 합의한 미국산 최신형 방공 시스템의 도입 절차가 순조롭지 않다고 대만 국방부장이 밝혔다.
27일 대만 연합보에 따르면 추궈정 대만 국방부장은 전날 입법원(의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2019년 3월 미국과 합의한 사거리 확장형 패트리엇3(PAC-3) MSE 모델 도입건에 대한 미국 정부의 '수락서(LOA)'를 아직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LOA는 미국 무기수출통제법에 따라 대외 무기 수출시, 구매 희망국이 제안서를 내면 판매에 동의하는 의사를 담아 발급하는 미국의 법적 문서로 거래 성사에 필수적이다.
대만은 PAC-3 MSE를 추가 구입해 2025∼2026년 배치 완료하기로 지난 2019년 미국과 합의한 바 있다고 연합보는 전했다.
최대 40㎞ 고도까지 요격할 수 있는 PAC-3 MSE는 로켓 모터와 미사일 조종 날개 등을 개선해 명중률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최근 일본 방문때 유사시 대만에 대한 군사개입을 공언하는 등 미국은 대만 방어 의지를 자주 거론하지만 실질적인 무기 수출은 대만의 기대만큼 신속하거나 원활하지 않다는 것이 추 부장 발언의 취지로 보인다.
대만에 대한 미국의 PAC-3 MSE 수출 절차 지연 배경에는 대만 유사시에 대비하는 방식 및 장비를 둘러싼 미국과 대만 간 이견이 존재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대만은 중국발 위협에 맞서 전 지역을 요새화하는 '고슴도치 전략'에 따라 방공 미사일 전력을 지속적으로 확충해왔다. 현재 대만 방공 미사일 밀집도는 저고도 방어시스템 '아이언 돔'을 운용하는 이스라엘에 이어 세계 2위 수준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가운데 추 국방부장은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최근 대만 방어 발언에 대해 "대만 방어 작전에 도움이 되기만 한다면 어떤 발언이나 행동이든 좋게 보고 환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추 부장은 "군의 입장은 매우 간단하다"며 "스스로 도울 줄 알아야 남의 도움도 받을 수 있다. 남의 말 한마디에 기뻐하거나, 그 말을 의지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고 연합보는 소개했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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