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통보 못받았지만 만반의 준비"…외교가 관측 엇갈려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코로나19를 이유로 2년반 동안 중국 본토를 벗어나지 않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7월 1일 홍콩의 주권 반환 25주년 기념식에 참석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린다.
홍콩 당국은 아직 아무런 통보를 받지 못했다면서도 시 주석의 방문에 대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지난 24일 정례 브리핑에서 시 주석의 홍콩 방문 여부에 대해 아무런 통보를 받지 못했다면서도 "모두가 5년 전처럼 시 주석이 홍콩을 찾아 연설하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로 지연됐던 25주년 반환 기념식 준비에 재시동을 걸었다고 밝혔다.
앞서 크리스 탕 홍콩 보안장관은 현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인터뷰에서 "시 주석과 중국 정부 대표단이 25주년 반환 기념식에 참석할지는 알 수 없지만, 손님들의 안전 보장을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시 주석과 수행단을 테러 공격과 코로나19 감염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이 행사 기간 당국의 최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시 주석이 홍콩을 찾게 되면 2020년 1월 미얀마를 방문한 이후 2년 반 만에 처음으로 중국 본토 밖을 나가게 되는 것이다.
또한 그의 홍콩 방문은 2017년 홍콩 주권 반환 20주년 기념식 참석 이후 5년 만이다. 그는 당시 사흘간 홍콩에 머물렀다.
SCMP는 홍콩 완차이 지역 최고급 호텔인 르네상스 하버뷰와 그랜드 하얏트가 6월 28일부터 7월 1일까지 객실 예약을 받지 않는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2017년 시 주석이 홍콩을 찾았을 때 경비 작전을 지휘했던 탕 장관은 5년 전과 비교해 국제 테러 위협이 증가하고 '외로운 늑대'의 테러도 발생하고 있다며 올해 시 주석이 홍콩을 방문할 경우 모든 법 집행 기관이 총동원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VIP가 홍콩 방문 후 코로나19에 감염되면 큰일"이라며 "바이러스 방역과 통제가 새로운 도전"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3월 초 6만명에 육박했던 홍콩의 일일 코로나19 신규 감염자 수는 최근 200명대로 줄어들었다. 그러나 당국은 여전히 경계를 늦출 수 없다며 방역에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시 주석의 홍콩 방문 여부를 놓고는 관측통과 외교가에서도 의견이 갈리고 있다.
홍콩의 코로나19 상황은 물론이고, 중국 본토의 코로나19 상황과 경제 상황이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또한 서방과의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맞는 홍콩 반환 25주년 기념식인 만큼 시 주석이 홍콩을 방문할 경우 기념비적인 선언을 해야 할 텐데 과연 그럴만한 내용이나 여건이 갖춰지겠냐는 지적도 나온다.
반면 시 주석이 홍콩 방문을 외유에 시동을 거는 모양새를 갖추려 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한편 이런 가운데 존 리 홍콩 행정장관 당선자가 중국 정부로부터 임명장을 받기 위해 오는 29일 부부 동반으로 베이징을 찾을 것이라고 홍콩 정부가 27일 밝혔다.
SCMP는 리 당선자가 베이징에서 리커창 총리로부터 임명장을 받은 후 시 주석을 면담할 것이라고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앞서 중국 국무원은 지난 20일 리 당선자를 신임 홍콩 행정장관에 임명했다. 지난 8일 선거에 단독 출마해 역대 최다인 94%의 지지를 얻은 그는 7월 1일 취임하며 임기는 5년이다.
역대 홍콩 행정장관 당선자들은 대개 당선 2주 후 베이징을 찾아 임명장을 받고 국가주석을 면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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