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 책임 간부들 낙마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중국 베이징의 유전자증폭(PCR)검사 대행기관들이 엉터리 검사를 해온 것으로 드러나 공안당국이 수사에 나섰다.
베이징시 공안국은 27일 채취한 검체를 무더기로 합쳐 검사해 부정확한 결과를 초래하고 코로나19 방역에 중대한 차질을 빚게 했다며 모 검사 대행기관 관계자 17명을 입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 대행기관은 혼합 채취한 시험관 여러 개를 합쳐 한꺼번에 검사하는 방식으로 비용을 줄여 부당 이득을 취했다고 공안국은 설명했다.
중국은 5명이나 10명의 검체를 한 개의 시험관에 혼합 채취해 검사한 뒤 코로나19 양성 반응이 나오면 개별 검사해 감염자를 가려낸다.
이날 베이징시 팡산구 위생건강위원회 간부 3명이 규율 심사와 감찰 조사를 받고 있다고 인민일보가 보도했다.
이들은 부실한 PCR검사를 한 것으로 드러난 또다른 검사 대행기관에 대한 관리·감독 과정에서 중대한 비위를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문제의 대행기관은 지난 14일 채취한 검체보다 훨씬 적은 PCR검사 데이터를 당국에 보고한 것으로 드러나 허가가 취소됐다.
공안 당국은 이 대행기관 대표와 직원 등 6명을 입건해 조사 중이다.
앞서 베이징시 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는 지난 25일 방역 정책 실무 책임자인 위루밍 베이징시 위생건강위원회 주임과 왕훙 부시장을 면직 처분했다.
당국은 위루밍이 엄중한 기율을 위반해 중앙기율검사위원회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안후이성 허페이시의 검사 대행기관 2곳이 PCR검사 결과를 조작, 가짜 양성 판정을 내린 뒤 허위 보고한 것으로 드러났고, 이달 초에는 상하이의 한 검사 대행기관이 양성 판정한 주민 13명이 최종 음성으로 확인돼 논란이 됐다.
코로나19 확산과 봉쇄로 경제가 충격을 받는 가운데 추문이 잇따르면서 PCR검사에 대한 중국인들의 불신이 커지고 있다.
p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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