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최악의 경제난 속에 기름 부족 사태에 시달리는 스리랑카가 러시아산 원유를 활용해 두 달 만에 정유 공장 가동을 재개했다.
28일(현지시간) 뉴스퍼스트 등 스리랑카 매체와 블룸버그 등을 종합하면 스리랑카의 유일한 정유공장인 사푸가스칸다 공장이 전날부터 재가동에 돌입했다.
정부의 외화 부족으로 원유를 수입하지 못해 지난 3월 20일 가동 중단에 들어간 지 2달만이다.
사푸가스칸다 공장은 콜롬보항 인근에 정박 중이던 니소스 델로스호에 실린 러시아 시베리아산 원유 8만9천t을 내려받아 정유에 사용하게 된다. 이 원유는 정유 과정을 거쳐 등유로 생산될 예정이다.
다만, 스리랑카 측이 어떤 식으로 이 원유 수입 대금을 지불할지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후 미국 등의 제재로 인해 원유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과 유럽 상당수 정유공장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중단한 가운데 인도와 중국 등 일부 국가만 러시아산을 적극적으로 수입하고 있다.
스리랑카는 기름 부족이 심각한 상황이라 국제 정치 논리를 떠나 급하게 러시아산 원유를 들여온 것으로 분석된다. 스리랑카의 주유소에서는 기름을 사기위한 줄이 길게 늘어선 상태다.
스리랑카는 주력 산업인 관광 부문이 붕괴하고 중국과 벌인 일대일로(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 등으로 대외 부채가 급증한 가운데 지나친 감세 등 재정 정책 실패까지 겹치면서 최악의 경제난에 직면했다.
벼랑 끝에 몰린 스리랑카 정부는 지난달 12일 국제통화기금(IMF)과 구제금융 지원 협상이 마무리될 때까지 대외 부채 상환을 유예한다며 '일시적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선언했다.
이후 지난 18일부터는 기한 내에 국채 이자를 내지 못하면서 공식적인 디폴트 상태로 접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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