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미국 정부는 28일(현지시간) 중국이 미첼 바첼레트 유엔 인권최고대표의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 방문을 "제약하고 조작하려 한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은 바첼레트 대표와 그가 이끄는 팀의 중국 방문과, 그의 방문을 제약하고 조작하려는 중국의 노력을 여전히 우려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중국 당국이 인종 청소와 인도주의에 반하는 범죄가 벌어지는 신장을 비롯한 중국 내의 인권 환경을 완전하고 독립적으로 평가하는 것을 가로막는 조건을 이번 방문에 단 것을 우려한다"고 말했다.
또 신장 주민들이 현지 상황이나 불만을 토로하지 말라는 경고를 받았다고 알려진 것은 더 문제라면서 "유엔 인권최고대표가 위구르족을 비롯한 신장 지역 소수민족과 비밀이 보장되는 방식으로 만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블링컨 장관은 바첼레트 대표가 중국 내 타지역으로 이전된 위구르족 노동자들을 만나는 것도 허용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신장 지역 수용소에 갇힌 100만명 이상의 소수민족을 상대로 한 고문과 강제 불임수술, 강제노동 등의 추가적 증거가 알려지기도 했다면서 "미국은 중국의 인권 상황을 여전히 깊이 우려한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중국 정부에 "신장에서의 잔혹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부당하게 억류된 이들을 석방하는 동시에 독립적인 조사관이 제약 없이 신장과 티벳, 중국 각지에 접근하도록 허용하길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날 성명에는 중국 정부에 티베트인과 홍콩 주민의 인권을 존중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미국은 '완전한 접근'이 제한된 방식으로 유엔 인권최고대표의 방문이 진행될 경우 자칫 중국의 인권상황에 대한 면죄부만 줄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23~28일 방중한 바첼레트 대표는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을 각각 영상과 대면으로 만났고, 신장 지역을 찾아 당국자와 시민사회단체·기업·학계 관계자와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유엔 인권최고대표가 신장을 찾은 것은 2005년 이후 17년 만이다. 중국 정부는 조사 형식이 아닌 우호 방문이어야 한다는 조건으로 바첼레트 대표의 중국행을 허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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