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우폴에 본사 있는 우크라 최대 철강기업 제품인 듯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을 점령한 이후 현지 회사가 생산한 철강 제품을 자국으로 실어나르려 한다고 로이터통신이 28일(현지시간) 러시아 타스통신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러시아군의 점령 이후 마리우폴항에 선박 한 척이 처음으로 입항했다.
마리우폴 항구 관계자는 해당 선박이 철강제품 2천700t을 싣고 오는 30일 러시아 남서부 로스토프주의 항구 도시 로스토프온돈으로 갈 예정이라고 타스통신에 전했다.
이 도시는 마리우폴에서 동쪽으로 160㎞ 정도를 항해하면 나온다.
다만 이 관계자는 선적물로 실리는 철강 제품이 어디에서 생산된 것인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류드밀라 데니소바 우크라이나 의회 인권담당관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재산을 약탈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데니소바 담당관은 소셜미디어에 글을 올려 "일시적으로 점령당한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약탈이 계속되고 있다"며 "점령자(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곡물을 훔친 데 이어 마리우폴에서 철강 제품을 가져가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가 가져가려는 철강 제품은 마리우폴에 본사가 있는 우크라이나 최대 철강 기업인 메틴베스트의 제품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앞서 회사는 27일 러시아가 마리우폴에 남겨진 일부 선박을 이용해 회사가 보유한 야금(금속을 추출·정련·조정하는 것) 제품을 훔쳐 밀수출할 수 있다고 우려하는 메시지를 냈다.
발표 다음 날 메틴베스트 대변인은 러시아가 가지고 나갈 철강 제품이 자사 제품인지 묻는 로이터의 질의에 "어제 자사의 금속 제품이 마리우폴 항구에 있다고 말한 바 있다"고 확인했다.
마리우폴은 2014년 러시아가 무력으로 병합한 우크라이나 크림반도와 친러 분리주의 반군이 장악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을 연결하는 요충지다.
마리우폴은 개전 초기부터 러시아군의 포위 공격에 시달리다가 지난 21일 마지막 항전지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서 2천400여명의 병력이 80일가량의 저항 끝에 투항하면서 완전히 러시아군의 손에 넘어갔다.
러시아는 마리우폴항 인근 바다에 떠 있던 기뢰 제거 작업이 완료됐으며 외국 선박의 안전한 출항을 위한 인도주의 통로를 개설한다고 밝힌 상태다.
kit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