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최대 석탄발전회사, IT 억만장자 압박에 탈탄소로 급선회

입력 2022-05-30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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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최대 석탄발전회사, IT 억만장자 압박에 탈탄소로 급선회
브룩스 '탄소중립' 요구에 석탄발전 분할 백지화·CEO도 사임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호주 정보통신(IT) 업계 억만장자로부터 '탈탄소 경영' 압박을 받던 호주 최대의 전력업체 AGL이 결국 두 손을 들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AGL은 30일(현지시간) 석탄화력발전 사업을 분할하려던 계획을 백지화했으며, 최고경영자(CEO)와 회장도 각각 자리에서 물러난다고 발표했다.
1837년 설립된 AGL은 호주에서 탄소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기업으로 자국의 IT 거물 마이크 캐논 브룩스로부터 온실가스 배출량을 최대한 빨리 줄이라는 압박을 받아왔다.
브룩스는 호주의 유명 IT 기업인 아틀라시안(Atlassian)의 공동창업자로 100억달러(약 13조원)의 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캐나다 자산운용사 브룩필드와 손을 잡고 AGL의 주식 11.3%를 사들이면서 탄소 저감을 위해 회사 경영에 직접 참여할 뜻을 밝힌 바 있다.
AGL은 회사를 에너지 소매업체(AGL Australia)와 전력 생산업체(Accel Energy)로 분할할 계획이었으나 브룩스의 반대로 뜻을 접어야 했다.
브룩스는 AGL 석탄발전소를 조속히 폐쇄해야 하는데 회사를 쪼갤 경우 신재생 에너지 생산으로의 신속한 전환이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그는 AGL이 2030년까지 석탄발전소를 폐쇄하고, 2035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해야 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AGL은 지난 5년간 주가가 75%나 하락한 상황에서 석탄 사업 분할이 최선의 전략이라고 판단했으나 다가오는 주주총회에서 분할에 필요한 찬성표를 확보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이번 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분할이 승인되려면 투표 참여 지분의 75%가 찬성표를 던져야 한다.
업계에서는 브룩스 지분이 11%를 넘고, 일반적으로 총 발생 주식의 50%만이 주주총회 투표에 나선다는 점 때문에 분할 안건이 부결될 것으로 보고 있었다.
AGL은 '탈탄소 이니셔티브'에 초점을 맞춰 회사 전략을 재검토하고, 브룩스가 사재를 출연해 설립한 투자사 그록 벤처스(Grok Ventures)와도 향후 전략을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브룩스는 AGL의 결정을 환영했다. 그는 트위터에서 "와, 호주를 위한 위대한 날"이라며 "호주인의 용기, 끈기, 창의성으로 탈탄소의 기회를 받아들이자. 할 일은 많지만 우리는 할 수 있다"고 말했다.
AGL은 지난 3월 캐논-브룩스와 브룩필드 자산운용의 인수 제안은 거절한 바 있다. 당시 제안한 인수가는 54억호주달러(약 4조8천억원)였다.
withwit@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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