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상승·달러 대비 페소화 하락에 암호화폐 투자 늘어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비트코인 로고로 곳곳이 장식된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한 카페.
이용객들은 비트코인으로 결제한 커피를 마시며 스크린에서 실시간 비트코인 시세를 확인한다.
가파른 물가 상승과 달러 대비 페소화 가치 하락이 이어지는 남미 아르헨티나에서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로 눈을 돌리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달 기준 아르헨티나의 물가 상승률은 연 58%에 달했다. 몇 년째 이어진 고물가가 우크라이나 사태로 악화하면서 연말에는 60∼70%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달러 대비 페소화 가치도 바닥을 모르고 추락을 이어가 올해에만 14%가 더 떨어졌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물가 상승에 환율 급등까지 겹치며 페소화 가치는 뚝뚝 떨어지고, 달러 매입은 개인당 월 200달러(약 24만8천원) 한도에 묶여있다.
손실이 뻔한 페소를 쌓아두느니 최근의 폭락과 큰 변동성에도 오를 가능성도 있는 암호화폐에 투자하는 이들이 늘어나는 것이다.
부에노스아이레스의 IT 전문가인 빅토르 레브레로(44)는 벌어들인 페소를 매달 200달러 한도까지 환전한 후 남은 페소는 비트코인이나 스테이블코인으로 저축한다.
그는 로이터에 "기본적으로 (암호화폐가) 손실이 적다"며 "아르헨티나 인플레이션은 60∼70%인데 저축 이자는 30∼35%"라고 말했다.
실제로 컨설팅업체 아메리카스 마켓 인텔리전스의 지난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으로 아르헨티나 성인 중 암호화폐를 산 경험이 있는 사람은 12%였다.
중남미 멕시코(6%)나 브라질(7%)의 두 배가량이다.
현지 암호화폐 플랫폼인 레몬캐시와 부엔비트는 지난해 사용자가 급증했다고 로이터에 전했다.
컴퓨터 기술자인 마르셀로 빌라(37)는 "암호화폐 투자 비중을 점차 늘려나가려고 한다"며 "다만 암호화폐 시장에 대해 더 잘 알게 되기 전까진 소액만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트코인 테마 카페 '크립스테이션'을 운영하는 마우로 리베르만(39)은 로이터에 "아르헨티나의 환경 탓에 사람들이 암호화폐로 자산을 보호하려 한다"며 "(암호화폐) 성장이 가팔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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