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천주교회 역할 확대 기대…"높아진 위상 걸맞은 역량 갖춰야"
(바티칸=연합뉴스) 박수현 통신원 =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인 유흥식 라자로(70) 대주교의 추기경 임명 소식에 바티칸과 이탈리아 로마에 터 잡은 한국천주교계도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앞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29일(현지시간) 유 대주교를 비롯한 신임 추기경 21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유 대주교는 선종한 김수환 스테파노(1922∼2009)·정진석 니콜라오(1931∼2021) 추기경, 염수정 안드레아(78) 추기경 이어 한국천주교회 역사상 네 번째 추기경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에 대해 교황청립 한국신학원 원장겸 로마 한인 본당 주임 신부를 맡은 정연정 티모테오 신부는 한국 교회가 '변방에서 중심으로 우뚝 섰다'고 평했다.
그는 30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200여 년의 상대적으로 짧은 역사를 가진 한국 교회에서 교황청 중요 부서의 책임자가 나오고 추기경에 서임된 것이기에, 앞서 세 분의 한국인 추기경 서임과는 사뭇 다른 차원의 의미를 지닌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한국 교회가 더는 변두리 지역 교회가 아니라 보편 교회의 중심에 자리매김했다는 점을 자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신부는 아울러 유 추기경을 매개로 세계 교회 내에서 한국 교회의 역할이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타냈다.
로마에서 유학하는 한국인 사제들의 자부심도 크다.
한 한인 사제는 "한국 최초의 교황청 장관 출신 추기경이라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백신나눔운동 등을 통해 형제적 사랑을 실천하며 보여주신 한국 교회의 모습처럼 앞으로도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의 목소리를 전해주시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에서는 한국 교회의 높아진 위상에 걸맞은 역량을 갖추고자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로마의 또 다른 사제는 유 대주교의 추기경 임명을 계기로 한국 교회의 더 많은 구성원이 교황청에서 일할 기회를 얻을 것으로 전망하며 "한국 교회가 보편 교회 또는 아시아 교회에서 리더 역할을 하며 일할 역량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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