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중국 당국이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은 경기를 부양하고 소비를 회복하기 위해 각지 주민들에게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인 디지털 위안화(e-CNY)로 소비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다.
31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첨단 제조업 중심지인 광둥성 선전(深?)시 당국은 전날부터 가계 소비와 기업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주민들에게 총 3천만위안(약 55억5천만원) 상당의 소비지원금을 디지털 위안화로 나눠주고 있다.
이에 앞서 최근 베이징(北京) 인근의 신도시 허베이성 슝안(雄安)신구도 주민들에게 디지털 위안화 총 5천만위안(약 92억5천만원) 지급에 착수했다.
이들 지역은 디지털 위안화 시범지구인데 선전에서는 추첨을 통해 디지털 위안화를 받은 뒤 온·오프라인에서 소비할 수 있고 슝안신구에서는 식료품·가전제품·가구 등을 살 수 있다.
중국 경제관찰보에 따르면 잠정 집계 결과 올해 1∼4월에만 중국 각지의 최소 20개 성·시에서 34억위안(약 6천292억7천만원)어치 소비쿠폰을 발행했는데 이 중 디지털 위안화 방식도 조금씩 증가 추세다.
올해 들어 선전과 슝안신구 외에도 톈진(天津)과 광둥성 광저우(廣州) 등에서도 디지털 위안화 형태의 소비지원금을 지급했다.
중국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政協) 상무위원인 린이푸(林毅夫) 베이징대 교수는 이달 초 당국이 코로나19 봉쇄 지역의 각 가정마다 1천위안(약 18만원)의 지원금을 지급하되 이 중 절반은 디지털 위안화 방식으로 주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중국 정부는 디지털 위안화 발행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으며, 이를 통해 국내적으로는 알리바바 등 민간기업이 주도하는 금융 인프라를 국가 주도로 재편하고 대외적으로는 미국 달러화 중심의 국제 통화 질서에 균열을 만들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중앙은행 인민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디지털 위안화 누적 거래금액은 876억위안(약 16조2천억원)이었고, 2억6천100만명이 디지털 위안화 보관을 위한 전자지갑을 만든 상태다.
중국 당국은 이번 지원금 지급으로 소비를 진작시키고 디지털 위안화 사용을 더욱 홍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 시장 이코노미스트는 "정부가 과거에 보조금을 줬을 때는 수혜자에게 도달하기까지 장애물이 있었지만, 디지털 위안화를 쓰면 수혜자에게 바로 지급해 투명성이 개선된다"면서 향후 연금이나 재정 보조금 등 지급에서도 디지털 위안화 사용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른 이코노미스트는 "디지털 위안화 형태의 보조금이 더 효율적이고 신속하다"면서도 현재의 지원 규모는 너무 적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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