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교역 품목 96% 관세 '철폐'…향후 연간 무역 규모 12조원 전망
(테헤란=연합뉴스) 이승민 특파원 = '아브라함 협약'을 통해 관계를 정상화한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UAE)가 31일(현지시간)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었다.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이스라엘이 아랍 국가 중 처음으로 UAE와 FTA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그는 국가 간 자유무역협정이 이번처럼 짧은 기간에 성사된 일은 전례가 없다고 설명했다.
외신에 따르면 양국은 올해 초부터 자유무역협정 논의를 시작했다.
아미르 하이에크 UAE 주재 이스라엘 대사도 이날 두바이에서 열린 서명식에 참석한 뒤 트위터를 통해 역사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타니 빈 아흐마드 알 제유디 UAE 대외무역국무장관도 "우리의 합의는 성장을 가속화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며, 지역(중동) 전체의 평화와 안정·번영의 새로운 시대를 열 것"이라고 기대했다.
서명식에는 오르나 바르비바이 이스라엘 경제산업부 장관과 알둘라 빈 토우크 UAE 경제 장관 등이 참석했다.
이로써 식품, 농산물, 화장품, 의료기기, 의약품 등 양국 교역 품목의 96%에 대한 관세가 즉각 또는 단계적으로 철폐된다.
또 관세, 규제, 서비스, 정부 조달, 전자무역 등도 FTA에 포함된다.
이스라엘 경제부는 "UAE에서 활동하는 이스라엘 기업들에게 경쟁우위를 부여하고, 이스라엘의 물품 수입 비용을 줄임으로 물가를 낮추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스라엘은 올해 말까지 UAE에서 활동하는 자국 기업이 1천개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UAE 국영 WAM 통신은 이번 협정으로 양국의 연간 교역액이 향후 5년 안에 100억 달러(약 12조4천억원)를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같은 기간 UAE의 국내총생산(GDP)도 19억 달러(약 2조3천억원)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알둘라 UAE 경제 장관은 "이스라엘과 FTA는 중동 지역에서 새 패러다임을 만들었다"며 "이는 복잡한 세계 속에서 성장을 가속화하고 지속 가능한 경제를 구축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밝혔다.
양국은 2020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행정부의 중재로 '아브라함 협약'을 체결하고 관계를 정상화했다. 이 협약에는 바레인, 모로코도 동참했다.
이스라엘 통계청에 따르면 관계 정상화 후 양국의 경제 교류가 활발해졌으며 지난해 교역 규모는 12억 달러(약 1조5천억 원)까지 늘어났다.
또 양국은 우주개발 협력 협정을 맺고 달 탐사도 공동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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