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마트 출입시 부스터샷 접종 의무화하자 감염신고 급증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최근 한달여 동안 200명대를 유지하던 홍콩의 코로나19 일일 신규 감염자 수가 지난 이틀간 500명까지 급등하면서 백신 접종 면제 목적의 허위 신고 가능성이 제기됐다.
홍콩에서는 12세 이상에 대해 지난달 31일부터 식당, 마트, 헬스클럽, 미용실 등에 입장할 때 부스터 샷 접종을 의무화했다. 다만 의학적 사유나 최근 코로나19에 걸렸다가 회복된 사실을 증명할 경우 부스터 샷 접종이 면제된다.
홍콩 보건 당국은 지난 1일 브리핑에서 이날 신규 감염자 수가 505명 보고됐다고 밝혔다.
일일 감염자 수가 500명이 넘은 것은 지난 4월 23일(523명) 이후 한 달여만이다.
앞서 지난달 31일 감염자 수도 329명 보고되며 300명을 넘겼다.
당국은 "하수 샘플 검사, 입원율 등 팬데믹 관련 모든 다른 지표는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는데 갑자기 일일 감염자 수가 한 달여 만에 급등했다"며 "많은 신고가 허위 양성 사례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신속항원검사 키트를 통한 자가 검사로 양성 신고를 했으나 이후 진행된 PCR(유전자증폭) 검사에서는 음성이 나온 경우가 급증하고 있다"며 "일일 허위 양성률이 지난 몇 달간은 평균 7%였으나 최근 38%로 뛰어올랐다"고 지적했다.
당국은 일부 사람들이 부스터 샷을 의무화한 3차 백신 패스가 시행되자 이를 면제받으려는 목적으로 과거에 감염됐던 사실을 신고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당일 검사에서 양성이 나오지 않은 경우는 감염 신고 사이트에 보고하지 말라. 백신 패스를 얻으려면 백신을 맞아라"고 당부했다.
코로나19 관련 허위 신고를 할 경우 최고 1만 홍콩달러(약 160만원)의 벌금과 징역 6개월의 처벌을 받을 수 있다.
당국은 이와 함께 코로나19 오미크론 바이러스의 하위변이인 BA.2.12.1, BA.4, BA.5의 검출에 집중하고 있다며, 이들 바이러스의 높은 전파력을 고려해 해당 감염자와 밀접 접촉자는 모두 정부 격리시설에 수용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1일 현재 BA.2.12.1 감염이 의심되거나 확진된 사람이 34명이라고 밝혔다.
홍콩 당국은 올해 들어 오미크론 변이 감염이 폭증하며 격리시설이 포화하자 지난 3월부터 일부 경증 감염자와 밀접 접촉자에 대해 주거 환경 등에 따라 자가격리를 허용했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 통신은 "홍콩 당국이 경증 혹은 무증상 감염자조차 다시 격리 시설에 수용하는 강력한 제로 코로나 정책을 부활시켰다"며 "홍콩이 여전히 입국자에 대해 7일 호텔 격리를 고수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격리 시설 수용 정책이 부활하면서 더 많은 사람이 홍콩을 떠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캐리 람 행정장관은 감염자가 더 줄어들고 있지 않아 이달 말로 예정됐던 사회적 거리두기 추가 완화 계획은 연기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홍콩이공대 찬와이쿵 교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람 장관은 시진핑 국가주석이 홍콩을 방문할 수도 있는 7월 1일 주권반환 기념일 이전까지 홍콩의 감염자 수를 통제하고 싶어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일일 감염자 수가 여전히 200명대로 유지된다면 시 주석은 홍콩 방문에 대해 다시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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