룽먼산 단층대 영향…2008년 8만8천여명 사망 '악몽'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1일 중국 쓰촨성 야안시에서 발생한 규모 6.1의 지진 피해가 커지고 있다.
2일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야안시 루산현과 바오싱현에서 발생한 잇단 지진으로 최소 4명이 사망하고 41명이 부상했으며 1만2천722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현지 당국은 구조대와 공안·소방·의료 인력을 파견해 수색과 구조활동에 나섰다.
루산현과 바오싱현에서는 1일 오후 5시와 5시 3분 규모 6.1과 4.5의 지진이 각각 발생했으며 루산현에서는 2일 오전 7시 48분에도 규모 3.2의 여진이 발생했다.
앞서 루산현에서는 2013년 4월 규모 7.0의 지진이 발생해 200여 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됐고 수만 명이 부상했다.
야안시가 있는 쓰촨성에서 지난 1년간 규모 3.0 이상 지진이 79차례 발생했으며 이 중 규모 6.0 이상 강진도 2차례 있었다고 인민일보는 덧붙였다.
쓰촨은 중국에서 지진이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지역이다.
중국 지진대 통계에 따르면 지난 100년 동안 쓰촨에서 규모 5.0 이상 지진이 163차례 발생했고, 이 중 규모 7.0 이상 강진도 총 8차례 있었다.
규모 8.0의 대지진으로 8만8천여명이 숨지고 37만여명이 다친 2008년 5월 원촨 대지진은 중국인들에게 잊히지 않는 악몽으로 남아있다.
작년 7월 14일 원촨에서 규모 4.8 지진이 발생하자 놀란 주민들이 황급히 대피했고, 같은 해 9월에는 쓰촨성 루저우시에서 규모 6.0의 지진이 발생, 3명이 숨졌다.
이보다 앞선 2017년 8월에는 쓰촨의 유명 관광지 주자이거우에서 발생한 규모 7.0의 강진으로 200여 명이 사상했다.
서부 내륙에 위치한 쓰촨은 인도판과 유라시아판 지각의 경계에 있어 단층 활동이 활발한 곳이다.
영국 지질연구소(BGS)는 원촨 대지진이 이들 두 지각판의 충돌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한 바 있다.
특히 쓰촨 분지와 칭창고원 사이에서 쓰촨을 북동에서 남서 방향으로 관통하는 길이 500여㎞, 폭 70여㎞의 룽먼산 단층 활성화가 이 지역의 빈번한 지진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중국 지진대는 분석했다.
유라시아판에 속한 티베트 고원 지대의 지각이 쓰촨 분지를 밀어붙이면서 룽먼산 단층 활동을 촉발해 지진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원촨과 야안은 각각 룽먼산 단층대의 중북부와 남단에 자리잡고 있다.
야안의 지진과 관련, 원촨 대지진의 활동 범위 밖에 있기 때문에 대지진의 여진이 아니라는 주장과 야안과 원촨 모두 룽먼산 단층대에 속하기 때문에 여진으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 엇갈린다.
중국 지질학자들은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발생 빈도가 높은 2개의 지진대에 위치해 규모 7.0 이상 강진이 반복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웨이보 등 중국의 소셜미디어에서는 쓰촨에서 잇따라 지진이 발생하자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중국은 원촨 대지진 이후 조기 경보 시스템을 구축, 지진이 발생하면 옥외 확성기와 스마트폰과 TV 방송 등을 이용해 실시간으로 경보를 전파하고 있다.
p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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