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 경협 프로젝트 중단으로 신성장 동력 상실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중국 '러스트 벨트' 동북 3성(헤이룽장·지린·랴오닝성)의 경제적 위상이 갈수록 추락하고 있다.
2일 중국 제일재경 산하 신일선도시 연구소가 발표한 올해 15개 '신일선 도시' 명단에서 랴오닝성 선양시가 빠지고 안후이성 허페이가 새로 이름을 올렸다.
2013년 이후 해마다 발표하는 '신일선 도시'에서 선양시가 제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베이징 등 중국 내륙과 동북지역을 잇는 교통 요충지인 선양은 동북 3성 도시 가운데 유일하게 신일선 도시에 포함돼 왔다.
최일선 도시는 경제적 기반과 비즈니스 자원 집적도, 미래 지향성 등 5대 지표를 근거로 신일선도시 연구소가 해마다 선정하는 전국 15개 도시다.
베이징, 상하이, 선전, 광저우 등 '일선도시'에 이어 중국 경제를 선도하는 신흥 성장 거점도시 개념으로 인식돼왔다.
앞서 지난달 헤이룽장성이 발표한 통계연감에 따르면 작년 기준 제1 도시 하얼빈 상주인구가 988만5천명으로 나타났다.
하얼빈 인구가 1천만명을 밑돈 것은 2010년 1천63만5천900명을 기록한 이후 11년 만에 처음이다.
인구 1천만명 이상인 중국 17개 도시 중 동북 3성에서는 유일하게 하얼빈이 포함돼 있었다.
동북 3성 도시 가운데 인구 1천만명 이상 도시나 신일선 도시에 속하는 도시가 한 곳도 없게 됐다.
철강, 조선, 기계, 광업 등 중공업 기지로, 1970년대 중국 경제 성장을 이끌었던 동북 3성의 경제적 쇠락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지린성 창춘에 이치자동차그룹 5개 생산공장, 선양에 BMW 합작 생산공장이 있지만, 여전히 '중후장대형' 산업에 의존하며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지 못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중국은 10여 년전 북한·중국·러시아 3국 간 경제협력을 통해 두만강 유역을 동북아시아 물류 거점으로 발전시키는 '창지투(창춘·지린·투먼) 개방 선도구' 건설을 추진해왔다.
국무원이 2009년 국가급 사업으로 승인하고, 2015년 7월 시진핑 국가주석이 옌볜조선족자치주를 방문해 "중앙의 중요한 조치"라며 독려해 '제2의 선전'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과 함께 주목받았다.
그러나 북한의 핵실험을 계기로 중국이 2016년 북·중 경제협력 프로젝트를 전면 중단하면서 창지투 개방 선도구 개발도 유명무실해졌다.
중앙정부 차원의 획기적인 진흥 구상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동북 3성의 경제적 쇠락과 인구 감소의 악순환이 지속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p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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