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로 유럽 수출량 급감 예상 속 아시아 시장 강화 차원
(서울=연합뉴스) 현윤경 기자 = 러시아 최대 석유회사인 로즈네프트가 서방의 제재에 맞서 아시아권 공략을 강화하기 위해 중국어 구사자를 수출 책임자로 선임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회사 내부 사정에 밝은 소식통 6명에 따르면 최근 무역·물류 담당 부회장으로 2019년부터 로즈네프트 싱가포르 지사장으로 일해 온 안드레이 보가텐코프가 임명됐다.
그의 인사 소식은 로즈네프트의 주요 고객인 유럽연합(EU)이 올해 말까지 러시아 원유와 석유 제품 대부분에 대한 수입을 중단할 예정인 가운데 나온 것이다.
EU는 지난달 30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경제적 타격을 주기 위해 올해 말까지 러시아산 석유 수입을 90%까지 줄이는 내용이 포함된 대러 6차 제재 패키지를 공개했다.
새로운 제재로 유럽으로의 수출량 급감이 불가피하게 됨에 따라 로즈네프트는 아시아와의 관계 강화 차원에서 중국어 구사자를 수출 담당 책임자로 낙점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로이터는 짚었다.
다수의 유럽 바이어들이 이미 러시아산 석유 구입을 중단하거나 향후 단계적으로 중지할 것이라고 밝힘에 따라 러시아는 석유 수출 물량을 중국과 인도 등 아시아로 돌리려 하고 있다.
대부분의 러시아 외교관들의 모교인 모스크바국립국제관계대학(MGIMO) 대학을 졸업한 보가텐코프 신임 부회장은 로즈네프트가 2000년대 중반에 대부분의 자산을 인수한 석유회사 유코스 출신이다. 그는 모스크바에 자리를 잡고 수출 업무를 총괄할 것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보가텐코프 부회장은 2020년 모교인 MGIMO 웹사이트에서 "영어를 잘하더라도 중국어를 모르면 (중국 사업 파트너들과) 효율적인 대화를 할 수가 없다"고 중국어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러시아 국영 기업인 로즈네프트는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에 이어 생산량 기준으로 세계에서 2번째로 큰 석유회사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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