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은행원 등 줄줄이 희생…이슬람 반군 소행 추정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분쟁지 인도령 카슈미르에서 민간인 힌두교도를 겨냥한 '표적 살인 테러'가 빈발, 현지 사회에 공포가 커지고 있다.
이에 테러를 비난하는 시위가 이어졌고 일부 힌두교도들은 아예 집을 떠나는 분위기다.
3일(현지시간) 더힌두 등 인도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전날 인도령 카슈미르 쿨감 지역에서 한 힌두교도 은행원이 괴한의 총격을 받고 숨졌다.
그는 서부 라자스탄 출신으로 직장 생활을 위해 쿨감 지역에 살고 있었다고 현지 경찰은 전했다.
사건 후 무장 반군 조직 '카슈미르 자유 전사'가 배후를 자처했다.
같은 날 부드감 지역에서도 이주 노동자 2명이 반군의 총격을 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두 사람은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이 가운데 한 명은 숨졌다"고 밝혔다.
지난달 31일에는 한 힌두교도 교사가 쿨감 지역에서 반군으로 추정되는 괴한이 쏜 총을 맞고 숨지기도 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올해에만 인도령 카슈미르에서 민간인 16명 이상이 표적 테러에 의해 희생됐다. 대부분 이슬람 반군 소행으로 추정된다.
민간인을 겨냥한 테러가 증가하자 현지 힌두교도들은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들은 테러 행위를 비난하면서 자신들을 안전한 곳으로 옮겨달라고 정부에 호소했다.
일부 힌두교도들은 아예 집을 떠났다.
교사 피살 후 인도령 카슈미르를 떠난 힌두교도들은 100가구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슬람 반군의 활동은 지난 1989년 극심했으며 당시 25만명의 카슈미르 힌두교도들이 고향을 떠난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이들 중 상당수는 직장을 구해주고 안전을 보장하겠다는 정부의 약속을 믿고 카슈미르로 다시 돌아온 상태였다.
카슈미르는 인도와 파키스탄이 1947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이후 수십 년간 일촉즉발의 긴장이 이어지고 있다.
인도와 파키스탄은 카슈미르 전체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으며, 몇 차례 전쟁까지 치렀다. 지금은 정전 통제선(LoC, Line of Control)을 맞댄 채 각각 인도령 카슈미르와 파키스탄령 카슈미르를 차지하고 있다.
인도령 카슈미르는 잠무, 카슈미르, 라다크 등의 세부 행정구역으로 구성됐다. 행정구역상 카슈미르는 인도에서는 이례적으로 무슬림 주민이 다수를 차지한 지역이다. 이곳은 힌두 민족주의 성향의 나렌드라 모디 정부에 대한 반감이 큰 지역이기도 하다.
특히 연방정부가 2019년 8월 인도령 카슈미르의 헌법상 특별 지위를 전격 박탈하면서 현지 분위기가 더욱 험악해졌다.
정부 조치에 따라 외교·국방 외 폭넓은 자치가 허용됐던 당시 '잠무-카슈미르주'는 잠무, 카슈미르, 라다크로 분리된 후 연방 직할지로 편입됐다. 원주민이 누렸던 부동산 취득, 취업 관련 특혜도 사라지면서 주민의 불만은 더 커졌다.
이후 이곳에는 계엄령에 가까운 통제 조처가 내려지기도 했다. 주민 시위는 물론 독립이나 파키스탄으로의 편입을 요구하는 이슬람 반군의 테러도 계속되고 있다.
coo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