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안위 조사 착수…"안전정지 상태 유지"
(부산·서울=연합뉴스) 손형주 문다영 기자 = 고리2호기가 계획예방정비를 마친 뒤 재가동을 시작해 100% 출력에 도달한 지 사흘 만에 원자로가 정지하는 일이 발생했다.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와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는 3일 오후 6시 5분께 고리2호기(가압경수로형, 65만kW급) 발전소 내부 차단기에 소손(불에 타 부서짐)이 발생해 원자로가 자동 정지했다고 밝혔다.
차단기는 비안전모선(원자로 냉각재펌프 등 원전 비안전등급 기기에 전원을 공급하는 모선)의 전원을 공급하는 역할을 하는 장치다.
원안위에 따르면 차단기가 손상되자 소내보조변압기(UAT)에서 보호신호가 발생해 원자로가 자동으로 멈췄다.
고리본부 관계자는 "이번 원자로 정지로 인한 방사선 누출은 없으며 정지된 원자로는 안전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며 "충격 등 외부적 요인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되지만 차단기에 그을음이 발견됐고 원전이 자동정지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원안위는 한수원으로부터 이런 내용의 보고를 받고, 현장에 설치된 지역사무소에서 초기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또,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전문가로 구성된 사건조사단을 파견해 차단기 소손의 상세 원인 등을 조사 중이다.
원안위는 "현재 발전소는 안전정지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소내 방사선 준위도 평상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어 "비안전모선 차단기 소손 원인분석 등을 상세히 조사하고, 한수원의 재발방지대책 등을 철저히 검토하겠다"고 했다.
고리 2호기는 지난 2월 17일부터 정기검사(계획예방정비)를 받아 주요기기 설비에 대한 점검을 마쳤으며 지난달 27일 원안위가 임계(재가동)를 허용했다.
이에 따라 고리 2호기는 지난달 30일 오전 5시 19분에 발전을 재개해 이달 1일 0시 50분께 원자로 출력 100%에 도달했다.
법정검사를 마치고 재가동된 지 불과 사흘 만에 원전이 자동정지함에 따라, 원전 안전에 대한 우려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내년 4월 가동시한(40년)이 만료되는 고리2호기는 윤석열 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폐기함에 따라 수명이 연장될 전망이며, 내년 상반기 계속운전 운영변경 허가 신청을 목표로 관련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handbrother@yna.co.kr, zer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