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탬파베이 훈련시설 예산 항목 '반대'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미국 공화당의 차기 대선 유력 주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총기 규제를 공개적으로 옹호한 프로야구구단 탬파베이 레이스(TB)에 대한 예산 지원을 거부했다고 미 언론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AP통신과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드샌티스 주지사는 전날 주의 새로운 예산을 승인하면서 예산안에 들어있던 파스코 카운티에 있는 탬파베이의 훈련 시설에 대한 예산 항목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탬파베이 레이스는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즈버그를 연고지로 삼은 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구단이다. 최지만이 뛰는 곳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드샌티스 주지사의 이번 조치는 최근 텍사스주 유밸디 총격 참사 이후 탬파베이 구단이 총기 규제를 지지하는 입장을 밝힌 직후 나온 것이다.
드샌티스 주지사는 총기 사용 권리 옹호자다. 자신의 관할에 있는 프로야구단이 총기 규제를 지지하자 이른바 '괘씸죄'를 물어 훈련 예산을 거부한 셈이다.
그는 공화당에서 2024년 대선 유력 후보군으로 꼽히며, 각종 여론조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다음으로 공화당 유권자들의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
이번 훈련 예산은 주 예산안에 포함돼 있어 당연히 처리될 것으로 예상됐다.
게다가 훈련 예산은 같은 공화당의 대니 버지스 주 상원의원이 주도적으로 발의해 예산안에 포함된 터였다.
앞서 탬파베이는 지난달 28일 구단 SNS에 "소중한 생명을 잃은 어린이와 어른, 유족에 애도를 표한다"며 "하루 110명 이상의 미국인이 총기 사고로 세상을 떠나고 200명 이상이 총격을 당한다. 총기 폭력을 적극적으로 반대한다"는 글을 올렸다.
또 "공격 무기가 사용되면 다른 총을 사용할 때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본다"고 했다.
탬파베이는 총기 규제를 옹호하는 비영리단체인 '에브리타운 포 건 세이프티'(Everytown for Gun Safety)에 5만 달러(약 6천200만 원)를 기부한다고도 밝혔다.특히 탬파베이 투수 브룩스 랠리는 인구 1만6천 명의 유밸디 출신이다.
그는 이번 참사에 대해 "비극이다. 거기서 자라고 학교에 다녔는데, 가슴에 와닿는다. 작고 유대감이 강한 동네여서 정말 참기 힘들다"고 말했다고 AP는 전했다.
최근 잇따른 총격 참사에 조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대국민 연설에서 "미국의 너무나 많은 일상적인 곳들이 '킬링 필드'(대학살 현장)로 변하고 있다. 그러나 총기 참사 후 진행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의회에 총기 규제법 통과를 촉구했다.
하지만 총기 소지 권리를 옹호하는 공화당의 반대로 현재 상원에 계류된 총기 관련법이 통과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미 언론은 보고 있다.
드샌티스 주지사는 이번 훈련시설 예산 지원을 거부한 데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고 더힐은 전했다.
honeyb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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