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세계 2위 구리 생산국인 페루에서 좌파 여당이 구리 산업 국유화를 추진하고 나섰다.
페드로 카스티요 페루 대통령의 소속 정당인 자유페루당은 2일(현지시간) 구리 국유화 법안을 국회에 발의했다고 현지 일간 엘코메르시오 등이 보도했다.
법안에는 국영 구리기업을 만들어 구리 탐사와 채굴 등을 독점하게 하는 내용도 담겼다.
페루는 이웃 칠레에 이은 전 세계 2위 구리 생산국으로, 지난 2021년 총 230만t을 생산했다.
지난해 7월 취임한 카스티요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구리 등 자원으로 창출한 부를 더욱 공정하게 분배하겠다고 약속했고, 광산 인근 주민들로부터 특히 높은 지지를 받으며 당선됐다.
다만 여당 자유페루당의 국회 의석이 전체 130석 중 20석에 불과해 법안이 국회를 통과할 가능성은 높지 않은 상황이다.
이번 법안은 최근 페루 구리광산을 둘러싼 사회 갈등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에서 발의됐다.
전 세계 구리 생산량의 2%를 담당하는 페루 라스밤바스 광산은 인근에 거주하는 원주민들의 점거 시위로 4월부터 사실상 조업이 마비된 상태다.
주민들은 라스밤바스 광산을 소유한 중국 업체가 부지 매매 당시의 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다며 추가 보상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라스밤바스 광산 갈등이 장기화하자 정부는 3일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특별 각료회의를 소집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한편 멕시코가 지난 4월 리튬을 국유화하기로 하는 등 좌파 정권이 들어선 중남미 자원부국을 중심으로 천연자원의 국가 통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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