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년전 성직자에 선물…가톨릭대가 경매 내놓자 성직자 유족이 문제제기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1939년 공개된 이후 세계 영화 팬의 사랑을 받아온 '오즈의 마법사'의 주인공 도로시가 착용했던 드레스가 소유권 분쟁에 휘말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현지시간) 경매업체 본햄스에 출품됐던 영화 속 의상을 둘러싼 논란을 소개했다.
오즈의 마법사 주인공인 도로시 역할을 맡은 주디 갈랜드가 입은 이 드레스는 최소 80만 달러(9억9천만 원)에서 120만 달러(약 14억9천만 원)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드레스는 지난 1973년 워싱턴DC에 소재한 가톨릭대 영화과의 초청을 받은 여배우 머시디스 맥케임브리지가 극작가와 감독으로 유명했던 길버트 하트키 신부에게 선물했다.
맥케임브리지는 이 드레스를 오즈의 마법사를 제작한 MGM 스튜디오에서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하트키 신부는 이 대학 연극영화과의 수장이었다.
그러나 하트키 신부가 1986년 별세한 뒤 2006년을 마지막으로 드레스의 행방은 묘연해졌다.
분실된 것으로 추정됐던 드레스는 지난해 다시 발견됐다. 은퇴하는 교수 한 명이 사무실을 청소하는 도중 드레스를 확인했다.
학교 측은 즉시 스미소니언 박물관 관계자를 불러 드레스의 진위를 확인했고, 진품 판정을 받았다.
가톨릭대는 영화과 운영 자금 마련을 위해 이 드레스를 경매에 내놓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하트키 신부의 조카인 바버라 앤 하트키가 이 사실을 알게 된 뒤 소송을 내면서 경매는 중단됐다.
그는 드레스가 하트키 신부가 개인적으로 받은 선물일 뿐이고, 가톨릭대 연극영화과와는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학교 측은 조카의 주장은 어불성설이라는 입장이다.
하트키 신부는 성직자의 재산 소유가 금지된 도미니크 수도회 소속이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선물을 받았더라도 결국 조직의 소유가 된다는 것이다.
뉴욕 남부지방법원은 오는 9일 원고와 피고를 심문할 예정이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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