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실적' 정유업계 하반기에도 웃을 수 있을까

입력 2022-06-06 06:11  

'역대급 실적' 정유업계 하반기에도 웃을 수 있을까
증권가, SK이노·에쓰오일 2분기도 견조한 실적 예상
고유가 지속 전망속 하반기 정제마진 강세는 한풀 꺾일듯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유가 상승에 따른 재고평가 이익 증가와 정제마진 개선에 힘입어 올해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정유업체들이 2분기에도 견조한 실적을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고유가의 원인인 석유제품 수급 문제가 단기간에 해결될 조짐이 보이지 않아 하반기에도 업황 호조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6일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1개월 내 보고서를 낸 증권사들의 실적 추정치(컨센서스)를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096770]과 에쓰오일[010950]의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각각 18조2천74억원, 10조2천512억원으로 예상된다.
이는 역대급 실적을 낸 1분기보다 각각 11.97%, 10.28% 늘어난 것이다.
다만 1분기와 비교할 때 영업이익은 줄어들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의 2분기 영업이익은 1조1천356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작년 동기와 비교하면 124.20% 늘어난 것이지만 1분기보다는 31.14% 감소한 것이다.
에쓰오일의 2분기 영업이익도 1분기보다 40.60% 감소한 7천912억원으로 예상된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38.55% 증가한 것이다.
이동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SK이노베이션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1조2천800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152.7% 증가해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1분기보다 재고평가 이익은 줄어들겠지만, 최근의 유가·가스 가격 급등으로 지난 7년 동안 연평균 2천억원을 밑돌던 SK이노베이션의 석유개발사업 영업이익은 올해 8천907억원으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유업종의 호황은 하반기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우선 코로나19 대응 체계가 엔데믹(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으로 전환되면서 원유 수요가 늘어나는 데 비해 공급 증가는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업황 호조에도 정유사 수익성의 핵심 지표인 정제마진의 강세는 한풀 꺾일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평균 정제마진은 배럴당 28.4달러로 전분기보다 무려 121.5% 상승했다.
지난달 27일 기준 2분기 평균 정제마진은 배럴당 29.4달러로 1분기보다 3.6% 상승했지만, 분기 상승률(작년 4분기 대비 1분기 121.5%↑) 자체는 크게 둔화됐다.
이에 따라 하반기 정제마진은 상반기만큼 높은 수준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위정원 교보증권 선임연구원은 "정제마진의 놀라운 강세를 이끌었던 두 가지 요인을 되짚어보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유럽 지역 내 석유제품 수급 차질, 중국의 석유제품 수출 제한이었다"고 분석했다.
이어 "중국 입장에서 수출 쿼터를 제한해 수출 물량을 조절할만한 유인이 높아 보이지 않는 가운데 중국의 석유제품 수출량이 회복된다면 1분기와 같은 공급 부족 현상은 누그러질 것"이라며 "현재의 정제마진 강세가 하반기에도 지속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전망했다.
다만 허리케인이 유가 급등의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달부터 미국에서 허리케인이 자주 발생하면서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진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올해 미국에 닥칠 허리케인 수가 평년보다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재고 수준이 낮은데다 정제 설비에도 차질이 빚어질 경우 제품가격이 급등할 수 있다"고 말했다.
kih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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