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곤[미얀마]=연합뉴스) 이정호 통신원 = 최근 미얀마 양곤 외곽에서 반군부 무장세력의 총격으로 군정 관리 1명이 숨지는 사건을 계기로 주변지역에 오토바이 운행금지령이 내려져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당시 총격사건이 오토바이에 탄 시민군의 소행으로 드러난 데 대한 대응조치로 거의 유일한 교통수단이 금지되자 생계를 위협받게 된 주민들이 분통을 터트리는 모양새다.
4일 현지 매체 미얀마 나우에 따르면 미얀마 최대 경제 도시 양곤의 남서부 꼬무 주변 60여 개 마을에 최근 오토바이 운행금지령이 발령됐다.
이번 조치는 지난달 30일 오토바이에 탄 무장세력이 군부의 현지 행정관 부부에게 총격을 가해 한 명이 죽고 다른 한 명이 부상하는 사건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꼬무 등지에서 채소류 등 농산물을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에 내다팔며 생계를 유지하는 주민들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게 됐다.
일용직 인력들도 오토바이를 이용한 출퇴근이 막히면서 곳곳에서 거센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주변 지역에는 특히 대중교통 수단이 없어 지역 주민들에게는 오토바이가 거의 유일한 교통수단이다
꼬무 지역의 한 주민은 "우리들은 단순 일용직 노동자이자 농부일 뿐"이라며 "오토바이를 타지 못하게 하면 야채를 싣고 나가 팔 수도 없고, 일하러 갈 수도 없다"고 고충을 호소했다.
미얀마 군부는 그간 오토바이 관련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무차별적으로 운행금지 등의 규제를 남발했다.
작년 11월 저항세력 활동이 비교적 강한 따닌따리, 사가잉, 만달레이 지역에서는 남성 2명이 함께 오토바이에 타는 것을 금지했다.
또 남녀가 함께 탈 때는 남자가 운전하도록 하는 규정을 시행하면서 이를 어기면 사살할 것이라고 위협하기도 했다.
미얀마 군부는 2020년 11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의 압승으로 끝난 총선거를 부정선거라고 주장하며 이듬해 2월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장악했다.
이후 저항 세력에 대한 지속적인 유혈 탄압으로 지금까지 무려 1천 900여 명이 희생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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