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직 판사 살해범 잡고 보니…상원 원내대표·주지사도 표적(종합)

입력 2022-06-05 09:44  

美 전직 판사 살해범 잡고 보니…상원 원내대표·주지사도 표적(종합)
총격범 차에서 '살해 명단' 나와…경찰 "국내 테러 가능성도 조사"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미국 상원 원내대표와 주지사 등 고위 공무원을 표적 살해하려 한 총격범이 전직 판사를 죽인 뒤 체포됐다.
CNN·ABC 방송은 소식통을 인용해 신원이 공개되지 않은 용의자가 3일 오전(현지시간) 위스콘신주 주노카운티 순회법원의 판사를 지낸 존 로머(68)를 뉴 리즈번의 자택에서 살해했다고 4일 보도했다.
3일 오전 6시 30분께 911로 무장한 사람과 2발의 총성에 대한 신고가 들어왔고, 출동한 주노카운티의 특별전술대응팀이 집에서 숨진 로머 전 판사를 발견했다.
경찰은 진입 전 용의자인 더글러스 K. 우디(56)와 협상을 시도했으나 성과가 없었고, 현장 도착 후 약 4시간 만인 오전 10시 20분께 집에 진입한 뒤 지하실에서 스스로 쏜 총에 맞아 부상한 용의자를 찾았다.
로머 전 판사는 의자에 손이 묶인 채 총에 맞아 숨져 있었다.
사건을 수사한 위스콘신주 법무부는 "경찰이 구급 조치를 했고, 용의자는 의료시설로 이송됐다. 현장에서 (범행에 사용된) 총기를 회수했다"고 밝혔다. 용의자는 현재 위중한 상태다.
주 법무부는 이 살인 사건이 과거의 판결 때문에 벌어졌다고 설명했다.


소식통은 특히 범행 현장에 있던 용의자의 차에서 살해 명단이 나왔는데 여기에는 로머 전 판사 외에도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인 미치 매코널 의원과 토니 이버스 위스콘신 주지사, 그레천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 같은 다른 고위 관리를 포함해 12명이 넘는 인사의 이름이 있었다고 전했다.
미시간 주지사실도 이날 "어제 경찰관들에게서 휘트머 주지사의 이름이 위스콘신 총격범의 리스트에 등장했다는 통지를 받았다"고 확인했다.
조슈 콜 위스콘신주 검찰총장은 "이 사건은 표적을 노린 행위로 보이며 용의자는 다른 표적도 갖고 있었던 듯하다. 사법 시스템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콜 검찰총장은 현재로선 다른 사람들이 위험하다는 증거는 없으며 수사가 계속 진행되고 있다고 부연했다.
그는 "표적이 된 다른 사람들에게도 이런 사실을 통지했지만 우리는 이들에 대한 현존하는 위협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위스콘신주 법원 기록을 보면 로머 전 판사는 2002년 우디의 형사 사건 선고에 관여했고, 2005년에는 무장 절도 등의 혐의로 징역 6년형을 선고한 적이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 사건을 살인 사건이자 잠재적 국내 테러 사건으로 다루고 있다고 밝혔다.
sisyph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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