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과정서 일시적 2주택도 다주택 종부세?…1주택 혜택준다

입력 2022-06-06 05:31  

이사과정서 일시적 2주택도 다주택 종부세?…1주택 혜택준다
11억원 기본공제, 연령·보유공제 유지…2년 매각제한 둘듯
정부, 3분기 중 세법 개정 추진…실현시 올해부터 적용


(세종=연합뉴스) 박용주 곽민서 기자 = 이르면 올해부터 이사 등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2주택자가 된 1세대 1주택자가 다주택자가 아닌 1세대 1주택자 자격으로 종합부동산세를 내게 된다.
다주택자로서 종부세를 중과 당하지 않고 기존 1세대 1주택자로서 누리던 11억원 기본공제, 연령·보유 공제, 1주택 종부세율 등 혜택을 주택 처분 시까지 누리는 것이다.
6일 기획재정부 등 관계 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이사 등 사유로 일시적 2주택자가 된 1세대 1주택자에게 다주택자가 아닌 1세대 1주택자 자격으로 종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새집으로 이사하면서 기존 주택을 보유한 상태로 신규 주택을 취득한 경우 일시적으로 주택을 2채 보유하게 되는데, 이 경우도 요건에 따라 1세대 1주택자로 간주하겠다는 것이다.
현행 종부세법은 1세대 1주택자에게는 혜택을, 다주택자에게는 페널티를 주는 구조로 설계돼 있다.
조정대상지역 1주택자의 종부세율이 0.6~3.0%인데 비해 2주택 이상이면 1.2~6.0%의 중과세율을 적용받는다.
1세대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 공제액은 공시가격 기준 11억원으로 일반(6억원) 공제액보다 배 가까이 크며, 최대 80%까지 연령·보유 세액공제도 준다.
아울러 부부가 공동명의로 주택을 보유하고 각각 6억원씩 총 12억원 공제를 받거나, 고령자·장기 보유 공제를 받는 방법 중 유리한 쪽을 선택해 세금을 낼 수도 있다. 연령·소득 등 조건에 맞는 고령자라면 주택을 양도하거나 상속·증여하는 시점까지 종부세 납부가 유예된다.



공시가 16억원 상당의 주택을 가진 A씨가 이사를 위해 공시가 14억원 상당의 주택을 매입, 보유세 기산일인 6월 1일 기준으로 일시적 2주택자가 된 경우 현행 세법 체계에서 A씨는 다주택자 자격으로 합산액인 30억원에 대해 종부세를 낸다.
과거 1세대 1주택자일 당시 기존 주택이 누리던 연령·보유 공제가 사라지고 1주택 종부세율은 다주택 중과세율로, 11억원 기본공제는 6억원으로 내려가면서 기존 주택에 대한 종부세 부담만 10배 안팎씩 뛰는 경우가 많다.
새로운 방식을 적용할 경우 A씨는 30억원에 대해 종부세를 내지만 1세대 1주택자로서 혜택은 그대로 누리게 된다.
단 여기서 1세대 1주택자 혜택을 새로 구입한 주택분인 14억원에 구체적으로 어떻게 적용할지에 대한 문제는 앞으로 정리할 과제다.
세무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조치로 일시적 2주택자의 세금 부담이 종전의 7∼8배 수준으로 급격히 늘어나는 부작용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1세대 1주택자 자격을 유지할 경우 기존에 보유하던 주택의 세 부담은 2020년 수준으로 돌아가는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정부는 1세대 1주택자를 대상으로 올해에 한해 올해 공시가격 대신 2021년 수준의 공시가격을 적용하고 현재 100%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대폭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재산세 역시 2020년 수준 또는 그 이하로 낮아지게 된다.
다주택자에겐 2020년으로 세 부담 환원 정책도 해당하지 않는다.


다만 '일시적 2주택'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만큼 매각 기간에 대한 제한이 설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세무업계에선 종부세 상 일시적 2주택자도 양도소득세 특례에 준해 적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현재 일시적 2주택자의 경우 신규 주택을 취득한 시점에서 2년 이내에 종전 주택을 양도하면 1주택자와 같은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데, 종부세 역시 2년 내 주택 처분을 전제로 혜택을 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세법은 일시적 특례 성격이 강한 조세특례제한법이 아닌, 항구적 제도 개편 성격이 강한 종부세법을 개정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다만 이는 입법이 필요한 작업인 만큼, 국회 논의 과정에서 각론이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다른 일시적 2주택 사례로 언급됐던 결혼이나 동거 봉양의 경우 현재 운영 중인 특례가 있는 만큼, 추가 대책을 마련할 필요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정부는 1세대 1주택자인 두 사람이 결혼해서 1세대 2주택자가 될 경우 결혼한 날로부터 5년 동안은 각각 1세대로 보고, 동거 봉양의 경우 10년까지 각각 1세대로 간주하는 특례를 운영하고 있다.
정부는 이런 내용의 세법 개정을 3분기 중 완료해 올해 종부세부터 바뀐 규정을 적용하겠다는 계획이다.


mskwa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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