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최국 美, 쿠바·니카라과·베네수엘라 정상 초청대상서 제외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미국이 결국 쿠바, 니카라과, 베네수엘라 3국의 정상들을 미주정상회의에 초청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반발한 멕시코 대통령도 불참을 선언했다.
6일(현지시간) 개막하는 제9차 미주정상회의 개최국인 미국은 이들 3국을 회의에서 배제하기로 했다고 로이터·AP통신 등이 미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한 관계자는 '민주적 공간의 결여'와 '인권 상황' 등을 배제의 이유로 들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미주정상회의는 미주 대륙 35개국이 3∼4년에 한 번씩 모이는 자리로, 미국은 1994년 1차 회의 이후 28년 만에 개최국이 됐다.
미국은 지난 4월 말부터 이번 회의에 쿠바, 니카라과, 베네수엘라 등 3국의 정상들을 초청하지 않을 수도 있음을 시사했으나, 그동안은 초청 여부가 확정되지 않았다며 확답을 미뤄왔다.
이들 3국은 중남미의 대표적인 반미 국가들로, 비민주적인 조치와 인권 탄압 등으로 미국 등 서구사회의 비판을 받아왔다.
미국의 이들 3국에 대한 초청 제외 사실이 확인되자 멕시코 대통령도 불참하겠다고 선언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6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모든 미주 국가가 초청된 것이 아니어서 난 참석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중도좌파 성향의 멕시코 대통령은 이미 지난달 미국이 쿠바 등을 초청하지 않으면 자신도 가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이날 "미주 모든 나라가 참석하지 않으면 미주정상회의가 될 수 없다"며 일부가 빠진 채 회의가 열리면 "낡은 간섭주의, 다른 나라들에 대한 존중 부족이 계속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번 회의에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외교장관이 대리 참석할 것이라며, 자신은 대신 오는 7월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방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멕시코 대통령과 비슷한 입장이던 온두라스의 시오마라 카스트로 대통령도 외교장관이 대리 참석할 것이라고 지난 4일 밝혔다.
볼리비아와 일부 카리브해 국가 정상들도 미국이 일부 국가를 초청하지 않을 경우 불참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는 별도로 알레한드로 잠마테이 과테말라 대통령은 미국의 검찰총장 제재에 반발해 불참을 선언했다.
현재까지 참석을 확정한 중남미 정상은 브라질, 칠레, 아르헨티나, 페루 정상 등이다.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리는 이번 미주정상회의는 '지속 가능하고 탄력적이며 평등한 미래 건설'을 주제로 오는 10일까지 계속된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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