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장관→여당 차세대 주자 리더→부총리 임명 등 총리직 향해 순항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싱가포르의 차기 총리로 '낙점'된 재무장관이 부총리로 승진하면서 차기 정부를 이끌 준비에 나섰다.
리셴룽(70) 싱가포르 총리는 지난 6일 페이스북을 통해 내각에 일부 변화가 있었다고 발표했다.
핵심은 로런스 웡(49) 재무장관이 부총리 자리에 오른 것이다.
리 총리는 웡 장관이 재무부 수장 자리는 유지하되, 오는 13일 부총리 자리에 오르면 자신의 유고시 총리 대행을 맡게 된다고 설명했다.
웡 장관은 또 총리실 내 전략 그룹도 이끈다.
이 자리는 기존에 헹스위킷 부총리가 맡아 오던 자리로, 인구 문제나 기후 변화 등 싱가포르의 중장기 주요 현안에 대응한다고 일간 스트레이츠 타임스는 전했다.
웡 장관은 지난 4월 중순 여당인 인민행동당(PAP)의 4G(세대) 그룹의 새로운 리더로 선택되면서 차기 총리로 낙점을 받았다.
그는 지난 2011년 14년간의 공직 생활을 정리하고 총선에 출마해 당선되며 정치권에 입문했다.
2014년 문화·공동체·청년부 장관을 시작으로 2015년 국가개발부장관, 2020년 교육부장관직을 거쳐 2021년 4월에는 정부 핵심인 재무부의 수장 자리에 올랐다.
특히 그는 2020년 코로나19 사태 직후 구성된 정부 합동 코로나19 태스크포스에서 공동의장으로도 활동했다.
싱가포르는 1965년 독립한 이후 줄곧 현 여당인 인민행동당(PAP)이 집권하고 있는데, 총리는 PAP 지도부의 논의나 소속 의원들의 추인을 통해 사실상 확정된다.
국부(國父)로 추앙받는 초대 리콴유(2015년 사망)에서 고촉통으로, 리콴유의 장남인 리셴룽으로 총리 자리가 승계될 때마다 이런 관행이 반복됐다.
차기 총리로 낙점된 인사는 이후 부총리로 '승진'해 총리직 수행을 위한 '대권 수업'을 하게 된다.
리 총리는 14년간 부총리를 지냈고, 고 전 총리도 총리직에 앞서 5년간 부총리로 재직했다.
웡 장관에 앞서 차기 총리로 유력하게 거론됐던 헹 부총리도 재무장관직을 유지하면서 2019년 부총리 자리에 올랐다.
그러나 헹 부총리는 지난해 4월 차기 총리직을 맡지 않겠다고 전격적으로 선언했다. 4G 그룹 리더 자리에서도 물러났다.
2020년 7월 치러진 총선 후폭풍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1965년 이후 모든 총선에서 승리한 PAP는 93석 중 83석을 챙기며 이겼지만, 야당인 노동자당(WP)에 역대 가장 많은 10석을 내줘 사실상 패배한 걸로 여겨졌다.
여기에 리 총리 '후계자'로서, 사실상의 첫 여론 시험대였던 총선에서 헹 부총리가 지역구에서 득표율 53.41%로 간신히 의석을 지킨 것이 결정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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