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서 영상통화하다 맥으로 옮겨서 계속 통화할 수도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올가을부터 애플의 노트북인 맥북 이용자는 아이폰을 맥북의 웹캠으로 쓸 수 있게 된다.
애플은 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의 본사 애플파크에서 연례 개발자 행사인 '세계개발자대회(WWDC) 2022'를 열고 올가을 도입될 새 맥OS '벤투라'의 새로운 기능을 공개했다.
애플은 이날 여러 애플 기기 간 연동성 강화의 한 갈래로 연속성 카메라를 새로 선보였다. 영상통화 기능인 페이스타임을 켠 뒤 맥 컴퓨터 근처에 아이폰을 가져가면 이를 자동으로 인식한 뒤 무선으로 연결해 아이폰의 고성능 카메라를 웹캠으로 사용하는 기능이다.
카메라에 잡힌 인물이 이동하면 카메라가 자동으로 이를 따라서 움직이는 센터스테이지 기능, 배경은 어둡게 하고 인물을 돋보이게 하는 스튜디오 조명 기능도 제공된다.
통상 노트북 웹캠보다 더 성능이 좋은 아이폰 카메라를 웹캠처럼 이용하도록 해주는 것이다.
여기에 보태 이처럼 노트북 웹캠으로 사용하는 아이폰의 초광각 카메라가 잡은 이미지를 이용해 책상 위 모습을 수직으로 위에서 찍은 듯 보여주는 '데스크 뷰' 기능도 도입된다.
책상 위에서 뭔가를 시연할 때 유용한 이 기능은 별도의 카메라가 없이도 웹캠으로 쓰는 아이폰의 초광각 카메라에 잡힌 책상 위 모습을 대폭 편집해 마치 별도의 전용 카메라로 포착한 듯 보여준다.
이 기능은 초광각 카메라가 장착된 아이폰 12·13에서만 이용할 수 있다.
또 아이폰으로 페이스타임 통화를 하다가 맥 컴퓨터 근처로 가면 맥 컴퓨터에서 페이스타임 통화를 이어갈 수도 있게 된다.
멀티태스킹 성능을 강화하도록 돕는 '스테이지 매니저'도 새로 나온다. 현재 작업 중인 창은 화면 중앙에 크게 표시되고, 나머지 열린 창들은 왼쪽에 작게 정렬돼 창을 옮겨가면서 여러 작업을 한꺼번에 수행하도록 돕는다.
애플의 웹 브라우저인 사파리에는 여러 이용자가 웹사이트들을 함께 보며 작업할 수 있는 '공유 탭 그룹' 기능도 도입된다. 사파리에서 바로 메시지나 페이스타임을 이용해 대화하거나 통화할 수도 있다. 여러 사람이 함께 여행을 계획하거나 프로젝트를 공동 조사할 때 유용하다고 애플은 설명했다.
사파리에는 또 기기에만 저장되고 웹 서버에는 저장되지 않는 암호인 '패스키'가 적용된다. 페이스ID, 터치ID 같은 애플 기기의 생체 인증을 통해 이용하는 패스키는 애플 기기 간에 자동으로 동기화되면서 해커가 유출하거나 이용자를 속여 알아낼 수 없어서 안전하다는 게 애플의 설명이다.
웨어러블 기기 애플워치에 쓰이는 워치OS 9에는 심방이 일시적으로 매우 빠르게 뛰는 심방세동의 빈도를 기록하는 기능이 도입된다. 이를 통해 이용자는 수면이나 알코올 섭취, 운동 등 심방세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생활 습관을 포함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애플은 설명했다.
또 달리기 애호가를 위해 달릴 때 일어나는 수직 진폭, 보폭 길이, 지면 접촉 시간 등 3가지 새로운 지표를 측정하는 기능, 이용자가 철인3종 경기 가운데 어떤 경기를 치르고 있는지를 모션센서로 자동으로 파악해 지원하는 기능 등도 새로 도입된다.
워치 OS 9와 iOS 16에 모두 탑재될 '복용약' 기능은 이용자가 먹는 각종 처방약 기록을 작성하고 복용 시간을 알려준다. 특히 미국에서는 다양한 약을 먹을 경우 약물끼리 상호작용을 일으켜 복용자에게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지를 경고해주는 기능도 생긴다.
수면 추적 기능은 더 강화돼 REM 수면, 코어 수면, 깊은 수면 등 수면의 유형을 탐지하는 '수면 단계' 기능이 새로 나온다.
아이패드OS 16에도 맥 PC처럼 스테이지 매니저가 새로 들어와 멀티태스킹이 강화된다. 또 처음으로 창 크기를 조절할 수 있게 되면서 창과 창을 겹쳐놓고 작업하는 일도 가능해진다.
아이패드에 외부 디스플레이를 연결하면 한 번에 최대 8개까지 창을 띄워놓고 멀티태스킹을 할 수도 있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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