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항의 속 스리랑카 법원, 출국 금지 명령 유예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스리랑카에서 국제 제재 관련 업체 간 분쟁으로 인해 발이 묶였던 러시아 최대 항공사 국영 아에로플로트의 여객기가 4일 만에 이륙했다.
7일(현지시간) 뉴스퍼스트 등 스리랑카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지난 2일 이후 스리랑카 콜롬보 반다라나이케 국제공항에서 이륙 허가를 받지 못했던 아에로플로트 에어버스 A330(SU289) 여객기가 전날 오후 모스크바로 떠났다.
이 여객기는 콜롬보상업법원이 앞서 내렸던 출국 금지 명령을 유예함에 따라 이륙이 가능해졌다.
스리랑카 당국은 지난 2일 콜롬보상업법원의 명령에 따라 최소 오는 16일까지 해당 여객기의 이륙을 막는다고 밝혔다. 여객기에는 승객 191명과 승무원 13명이 타고 있었다.
당시 콜롬보상업법원은 아에로플로트에 이 여객기를 임대한 아일랜드 업체 셀레스티얼항공무역의 요청에 따라 이런 결정을 내렸다.
러시아는 지난 2월 우크라이나 침공 후 영공 통과와 운항 금지 등 서방으로부터 각종 제재를 받았다.
동시에 러시아 항공사가 임차한 항공기 700여대에 대한 계약도 파기됐다.
이에 따라 러시아 임차 항공기의 경우 임대 업체에 반환되거나 외국 공항에서 강제로 몰수될 상황에 부닥친 상태였다.
스리랑카의 조치가 알려지자 러시아는 강하게 반발했다.
러시아 외교부는 지난 3일 모스크바 주재 스리랑카 대사를 불러 강력하게 항의했다.
아에로플로트도 스리랑카를 오가는 항공편 운항을 당분간 중지하기로 했다.
이런 조치가 관광산업에 타격을 줄 것을 우려한 스리랑카 주민 수백 명은 정부에 사태 해결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러시아는 인도, 영국 등과 함께 스리랑카 관광 산업의 한 축을 담당하는 나라다.
스리랑카는 대외 부채가 급증하면서 경제가 무너져 현재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황에 빠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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