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시가총액 순위 5위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미국 증권당국이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가 발행한 가상화폐가 증권인지 여부를 조사 중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7일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바이낸스가 자체 가상화폐인 바이낸스코인(BNB) 판매로 증권 관련 법령을 위반했는지를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낸스가 2017년 가상화폐공개(ICO·initial coin offering)를 통해 발행한 BNB가 증권에 해당하면 바이낸스는 이를 SEC에 등록해야 한다. 미국에서 미등록 증권의 판매는 불법이다.
미국 증권법에선 일명 '하우이 테스트'(howey test)라고 해서 ▲ 공동의 사업이 있고, ▲ 이 사업에 금전이 투자되고 ▲ 투자에 따른 수익에 대한 기대가 있고 ▲ 해당 수익이 발기인 또는 제3자의 노력으로부터 나올 경우 증권에 해당하는 것으로 간주한다.
바이낸스는 BNB에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BNB로 가상화폐를 매매할 경우 수수료를 인하해줬다.
SEC의 이번 조사는 회사나 개인을 대상으로 한 소송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고, 결론이 나오기까지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가 입수한 BNB 백서에 따르면 바이낸스 측은 2017년 BNB 발행 당시 총 2억개 한도로 발행해 이중 절반을 ICO를 통해 판매하고 8천만개는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자오창펑을 비롯한 바이낸스 창업팀이 보유하기로 했다.
바이낸스는 또한 당시 백서에서 ICO 수익금의 85%를 글로벌 가상화폐 거래소로 도약하는 데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BNB는 이날 현재 가상화폐 정보사이트 코인게코 기준 개당 약 285달러이며, 시가총액은 466억달러(약 58조3천억원)로, 가상화폐 시총 순위 5위를 기록 중이다.
BNB가 증권으로 판단되면 바이낸스가 리플랩스와 비슷한 처지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앞서 2020년 SEC는 리플랩스가 발행한 가상화폐 리플(XRP)이 법에 의한 공모 절차를 제대로 거치지 않은 불법 증권이라며 리플랩스와 CEO 브래드 갈링하우스, 공동 창업자 크리스 라슨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바이낸스는 SEC 이외에 미 법무부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국세청 등으로부터도 조사를 받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보도한 바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SEC는 또한 바이낸스 미국 법인인 '바이낸스.US'가 트레이딩 회사인 '시그마체인', '메리트피크'와의 관계를 고객들에게 어떻게 공시했는지를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낸스는 이번 보도와 관련해 "규제 당국과 진행 중인 협의와 관련해 언급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며 "규제 당국이 설정한 모든 요구사항을 계속해서 준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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