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 5천709억·제인스트리트 192억 소송 각각 제기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지난 3월 니켈 가격이 이상 급등하자 니켈 거래를 이례적으로 취소한 런던금속거래소(LME)가 미국 금융회사로부터 거액의 손해배상소송을 연이어 당했다.
7일 블룸버그·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투자사 '제인 스트리트 글로벌 트레이딩'이 영국 고등법원에 LME를 상대로 1천530만달러(약 192억원) 상당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고 LME를 소유한 홍콩증권거래소가 이날 밝혔다.
제인 스트리트 측은 이메일을 통해 밝힌 성명에서 "LME의 취소 결정은 시장 무결성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선물계약에 이의를 제기하는 위험한 선례를 남겼다"고 주장했다.
이어 "LME의 불법 행위로 인한 손실을 만회하고 LME를 강화하며 거래소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려고 이번 조처를 했다"고 설명했다.
홍콩증권거래소는 전날에도 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 인베스트먼트가 영국 법원에 LME를 상대로 4억5천600만달러(약 5천709억원) 규모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고 공개했다.
엘리엇 측은 이메일 성명에서 "LME가 거래를 취소했을 때 그 권한을 초과했거나 아니면 부당하고 비합리적으로 보유한 권한을 행사했다는 점에서 불법 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
LME는 이 두 소송 모두 이유가 없다며 강력하게 이의를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시장 전체 이익의 관점에서 행동했으며, 당시 "시장이 질서 있게 운영되고 있다고 확신할 수 있는 시점으로 시장을 되돌리기 위해" 거래 취소 조치를 소급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지난 3월 8일 LME은 니켈 가격이 이틀간 250% 치솟으며 한때 t당 10만달러를 넘어서자 니켈 매매를 중단하고 그 이전에 있었던 거래를 취소했다.
당시 철강·니켈 생산업체 중국 칭산(靑山)그룹이 보유한 대규모 매도 포지션을 중개한 업체들이 니켈값 급등으로 마진콜(추가 증거금 납부 요구)에 제때 증거금을 내지 못해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에 몰리자 LME가 이런 조처를 했다.
블룸버그는 당시 행보가 칭산그룹과 이를 중개한 은행들엔 구제조치로 작용했고, 니켈 상승에 돈을 걸었던 투자자들의 막대한 이익을 앗아갔다고 평가했다.
LME은 이례적인 매매 중단과 거래 취소로 시장 안팎에서 광범위한 비판을 받았고, 자국 내 규제 당국의 조사도 받게 됐다.
LME는 이후 니켈 거래를 재개하면서 모든 금속 거래에 일일 가격 제한폭을 설정하는 대책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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