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년간 은밀하게 돈세탁하고 배후에서 범죄 조종"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호주 연방 경찰(AFP)은 호주에서 암약하는 이탈리아 마피아 조직원이 수천 명에 달할 것으로 파악했다.
호주 AAP통신에 따르면 나이절 라이언 AFP 부청장은 7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최대 5천명의 마피아 조직원이 본국인 이탈리아 조직과 연계해 호주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라이언 부청장은 이들이 수십 년간 돈세탁하고 다른 범죄 집단을 배후에서 조종해왔음에도 최근까지도 정체가 드러나지 않았다며 "옆집 사람이 은드란게타 조직원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마피아가 평범한 이웃과 똑같은 모습으로 철저히 신분을 감춘 채 암약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탈리아 남부 칼라브리아 지역 마피아인 은드란게타는 현재 이탈리아는 물론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마피아 조직으로 꼽힌다.
라이언 부총장은 "그들은 검소한 집에서 검소하게 살면서 감시망을 벗어났다"며 "그들은 불법으로 쌓은 재산을 합법적인 건설, 농업, 음식업에 투자했다"고 설명했다.
호주에서 암약하던 이탈리아 마피아의 실체가 드러난 것은 'ANoM'이라는 이름의 암호 메신저앱 덕이 크다고 AAP는 전했다.
이 앱은 2018년 AFP가 미 연방수사국(FBI)과 공동 기획한 이른바 '아이언사이드' 작전을 위해 개발됐다.
범죄 조직원들이 이 메신저를 쓰도록 유도해 전 세계 마약 거래와 돈세탁 범죄를 파악하는 게 목적이다.
범죄 조직들은 보안을 유지하기 위해 이 앱을 사용했지만, 호주 경찰과 FBI가 대화를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있다는 점은 까맣게 몰랐다.
라이언 부총장은 "ANoM에서 수집한 정보는 다음 목표를 설정하고 추진할 수 있는 최고의 기회를 제공했다"며 "이 목표물에는 이탈리아 마피아 은드란게타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은드란게타는 호주의 문제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문제"라며 "그들은 호주에서 가장 심각한 범죄를 일으키고 있는 무법 오토바이갱단을 배후에서 조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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