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카타르 "올해 성장률 작년보다 높을 것"…세계경제 침체 우려 속 '호황'
(테헤란=연합뉴스) 이승민 특파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 등으로 세계 경제가 고전을 면치 못하는 가운데 중동 산유국들은 고유가 덕분에 많은 이익을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우디아라비아 통계청은 7일(현지시간)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작년 동기보다 9.9% 성장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2011년 3분기 이후 최고 성장률이다. 지난달에 나온 예상치 9.6%도 상회한다.
이 같은 성장은 원유 관련 산업이 전년보다 20.3% 증가한 것에 따른 것이라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원유와 천연가스 부문은 사우디 GDP에서 가장 많은 32.4%를 차지한다.
도소매 무역·요식·숙박 분야도 올해 1분기 전년보다 6.3%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은 "석유 부문 성장이 두드러지지만, 비석유 부문을 포함한 모든 경제 활동이 연율로 플러스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평가했다.
국영 석유기업인 아람코는 올해 1분기 수익이 전년 동기 대비 82% 증가했다고 집계했다.
로이터·블룸버그 통신은 우크라이나 사태로 촉발된 원자재 가격 등 물가의 고공행진으로 전 세계가 고통을 받고 있지만,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등 걸프만 산유국들은 고유가의 혜택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아부다비 상업은행의 수석 경제학자인 모니카 말리크는 "사우디는 제한된 국제 원유 생산 능력과 고유가 상황 속에 확고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사우디의 GDP가 7.6% 증가해 사상 처음으로 1조 달러(약 1천263조 원)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UAE 중앙은행도 올해 경제 성장률을 지난해보다 높은 5.4%로 예측했다. 지난해 UAE의 경제 성장률은 3.8%였다.
주요 천연가스 수출국인 카타르도 올해 경제 성장률을 작년(1.6%) 보다 높은 3.5%로 예상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국제유가는 지난 3월 배럴당 139달러까지 치솟아 200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며 고공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서방 제재에 맞서 비공식 경로로 원유를 판매하는 이란의 수익도 많이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이란이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을 위한 협상에 절박하지 않은 태도를 보인 요인으로 분석되기도 했다.
중동 산유국의 이런 '호황'은 서방 주요 국가들의 경제가 침체를 보이는 것과 대조적이다.
앞서 미국 상무부는 올해 1분기 GDP 증가율이 연율 -1.5%로 집계했다.
독일의 1분기 경제성장률은 전분기보다 0.2% 성장하는 데 그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충격으로 사실상 정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은행(WB)은 전쟁 당사자인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경제가 상당히 위축될 것이라며 유럽, 중국, 미국도 더딘 성장을 보인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개발도상국은 비료, 식량, 에너지 공급 부족의 '삼중고'로 더 큰 타격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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